(23.1.18~1.23)
1.18 (수)
To begin again
보스턴 현대미술관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ICA)에 다녀왔다. 어린시절에 대한 전시였다.
내 어린시절은 어땠던가. 고무줄 놀이, 술래 잡기 등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며 극성맞게 놀던 순수했던 순간들.
그 땐 순수한 열정이 있던 내가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순수한 모습이 자꾸 부끄러워 진다.
그 땐 이 세상 모든 것이 놀거리였다면, 지금은 온 세상이 일거리가 되어 버리는 것 같은 서글픈 느낌.
1.19(목)
사근대는 독서모임 시즌4 ! 드디어 시작 !
첫 책은 "철학자와 늑대"였다. 한국시간으로 저녁 7:30에 맞추다보면 내 시계로는 새벽 5:30분.
책을 덮고난 후 떠오르는 한 줄
과연 실존이 본질을 이길 수 있는걸까?
1.20 (금)
요새 보스턴엔 매일같이 눈이 오는 것 같다. 펑펑 올 때도 있고, 추적추적 올 때도 있고.
오늘은 눈 길을 걷다 문득 제주도에서 만났던 대만 친구들이 생각났다. 그 때도 눈이 오고 있었다.
우리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은 제주도에서의 그 눈이 인생 첫 눈 이었다고 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다른 누군가에는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구나.
그 때 깨달았던 것 같다.
잘 지내고 계십니까?
1.21 (토)
오늘은 보스턴 자기계발/재테크 모임 첫 (오프라인) 미팅이 있던 날이었다.
사실 운영하는 게 벅차기도 하고,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접으려고 한다고 이야기하러 나간 자리였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짐을 덜어주고, 꼭 필요했던 모임이고 잠재력이 있다며 나를 잡아줬다.
그리하야 "미국에서 재테크하는 사람들" 이라는 정체성을 갖게된 모임.
무언가가 버겁다고 느껴질 땐 가만히 손을 놓고 바다위에 배를 띄워보는 게 어떨까?
1.22 (일)
오늘은 하루종일 영상편집하며 유튜브도 올리고, 저녁엔 설날음식을 해먹었다.
갈비찜, 잡채, 떡국!
지구 반대편 미국이지만,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빌어요!
202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23 (월)
최근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사람들의 연락을 받고 싱숭생숭 했었다. 이유모를 불안감과 함께 오는 답답함.
보스턴의 밤거리를 헤매이며 잊어보려고 했다. 그러다 예전에 쓴 글이 문득 떠올랐다.
재즈 공연은 드럼, 트럼펫, 베이스, 기타 이렇게 4개의 악기가 만들어내는 황홀한 앙상블이다.
하지만 모든 악기를, 모든 순간에, 강하게 연주한다고 결코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낼 순 없다.
힘을 뺄 때는 다른 소리의 배경음악이 되어주고,
하이라이트 부분이 오면 그 때 다이나믹한 연주를 화려하게 뽐내야 한다.
혹시 내가 모든 순간을 뻣뻣하고 강하게 있는 힘을 주며 살고 있진 않았을까?
힘을 줄 때와 힘을 뺄 때를 알고
흘려보낼 것은 흘려보내고, 내가 가져야 할 것은 움켜쥐고
그렇게 살아야 이 음악을 진정 즐길 수 있진 않을까?
모든 소리를 강하게 내지 않기로 결심한 순간
불안감과 답답한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진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