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벨리에서

by 이연

무슨일이 였는지는 생각이 안 나지만 딸과 싸웠다.

떻게 하다가 딸과 싸우고 있는지 존심도 상하고 속이 상해 어쩔 줄 모르다가 가방을 쌌다. 차 키를 찾아들고 시동을 걸었다. 부자 동생이 사놓고 마음대로 쓰라고 했던 오크벨리로 가려고 한다. 근데 무섭다. 나는 운전 하는걸 무서워 해서 동네 밖을 나가지 한다.

운전대를 잡고 어떡하지? 하가 그냥 엑셀을 밟았다. 운전대에 딱 붙은 채 잔뜩 긴장을 하고 내비 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의존하여 가다보니까 남한강변의 아름다운 경치가 내 눈 앞에서 펼쳐졌다. 차 안에서 울기 딱 좋아 잡고 울다가 "너무 이쁘다!"혼자 소리 쳤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 한다. 울다가 웃었다.

그 예쁜 길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운전의 두려움도 사라지고 딸하고 싸운 것도 잊어 버렸다. 전원 교향곡이 듣고 싶어진다.

나무에 맺혀 있는 연두색 새싹으로 인해 강가 주위가 연두색깔 파스텔 을 칠해 놓은 그림 같다. 누군가 나를 이 곳으로 오게 했구나. 니가 좋아하는 연두의 새싹을 보라고. 세상은 슬픈게 아니라 아름답다고 말 해 주는 것 같았다.

오는 도중에 딸에게 전화가 오지만 안 받았다. 나도 안 받을 거다.

무사히 오크벨리에 도착 했다.


늦잠을 잤다. 오랫만에 푹 잠을 잔 것 같다.

찬 물에 밥을 말아서 천천히 씹어 먹었다. 나 혼자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곳에 있다보니 저절로 밥도 천천히 먹어졌다. 반찬 없이 먹을 수 있는 물 말은 밥이 단백한게 맛있다.

모자를 쓰고 운동화 끈 단단히 매어 신고, 좋아하는 달달한 믹스 커피 한 잔 끓여 손에 들고 공원으로 나갔다. 3월1일 이니까 분명 봄인 거 맞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 꼬리를 흐리고 있어 파카를 입어야 하지만 부드러운 봄바람이 볼을 스치운다.

평일이어서 공원에 사람이 없다. 그래서 더 고요데 햇볕 또한 스히 공원 위로 내려 앉았다. 이 곳 오크벨리를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겹겹의 산 때문에 공원이 더욱 아늑하게 느껴진다.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공원을 한 바퀴 돌아 산책길로 들어섰다. 산책로 곳곳에 설치해 놓은 스피커에서 좋은 클래식 음악이 조용히 흘러 나오고 있었다. 내 몸을 음악에 맞기고 살랑 살랑 흔들어 보며 조금 더 걸어 들어갔더니 작은연못이 나왔다. 연못 옆에 펀펀한 큰 바위가 있어 걸터 앉았다. 이끼 낀 돌이 감싸고 있는 연못 안에서, 빨강 비단잉어들이 어미를 중심으로 한 곳에 모여 꼬리만 계속 흔들고 있다. 그 광경을 한참이나 보고 있었다. 평화로움이 마음에 일어 숙연해진다. 아프지도 않고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 들어 눈물이 찔끔 나다.

핸드폰을 꺼내어 딸에게 전화 했다. 밥은 먹었냐고.

딸이 잘못했다고 했고 나도 미안 했다고 했다. 우리의 사랑이 익어가는 순간이다!

잉어들과 작별하고 조금 더 산책길을 따라 걸었다. 그네가 있어서 그네 흔들 흔들 타 보고, 득 올려다 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고. 왜 이렇게 다 이쁘지?

이제 들어가자 싶어 발걸음을 돌려 되돌아 오는데 다람쥐가 쌩 지나 숲 속으로 갔다. 그 나무들 위로 참새가 째째잭 날아와 앉았다 금새 날아 간다. 참새가 저렇게 작았었나? 그러고 보니 참새를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요즘 힐링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던데, 오늘 지금 힐링 했다.

3일을 혼자 있으면서 가지고 왔던 닥종이 인형도 만들고, 정 트리오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에 꽂혀 즐거웠고, 일기도 더 잘 써보고, 로지 나 혼자 하루하루를 꽉 채워서 보냈다. 뿌듯하다!

진정으로 내 영혼과 함께 한 것 같아 행복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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