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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레이씨 May 14. 2020

우리는 같은 계절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새소년<난춘(亂春)>

 봄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계절이다. 희망차면서 싱그럽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봄은 다르다. 힘든 시기를 겪어내고 있고, 어느 때보다도 서로가 멀어져 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심리적 거리도 멀어지면서 무기력, 우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필자를 포함해서. 



 새소년이 이 어지러운 계절에 새로운 노래를 들고 찾아왔다. 2018년 한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곡을 다시 재발매한 것이다. ‘어지러운 계절’이라는 뜻의 제목은 2년 전 그 곡이 2020년인 지금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지금 시기는 누구에게도 유쾌한 시간은 아니다. 1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이하고 2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초로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우리는 모두 기뻐했고 한껏 들떠있었다. 계절은 추운 겨울이었지만 좋은 소식들로 먼저 봄을 맞이한 듯 했다. 그러나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국가적 재해가 왔을 때 우리는 움츠러들었고, 계절은 봄이 오고 있었지만, 마음은 다시 겨울로 돌아가고 있었다.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은 위로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 곡에서 화자는 힘내라는 말 대신 같이 오늘을 살아내자고 말한다. 청자를 ‘너’로 따로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로 묶어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고 손을 건넨다. 창틀 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추워질 '너'를 걱정하며 '나'와 꼭 안고 있자고 한다. 위로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힘든 사람은 거기에 두고 나는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 힘든 그곳에서 내가 있는 여기로 데리고 나와 함께 가도록 해주는 것이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하다. 줄어든 취업 시장에서 힘들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들에게, 학교에 가지 못하고 친구들과 뛰어놀 수없는 학생들에게, 손님의 발길이 줄어 근심이 많을 자영업자분들에게, 무엇보다 최일선에 싸우고 있을 의료진분들에게,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모든 사람들에게 손을 건넨다. 우리는 모두 같은 계절을 보내고 있으니 함께 나아가자고.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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