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외 5명, <편집자의 일> 독서 후기
출판사 편집자들의 편집 철학을 모아놓은 책, <편집자의 일>을 읽었다.
<편집자의 일>은 출판 편집에 종사하는 여섯 명의 사람들에게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글로 엮은 인터뷰집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은 다음과 같다.
‘이봄’ 대표 고미영
‘돌베개’ 편집주간(편집총괄) 김수한
‘워크룸 프레스‘ 대표 박활성
‘1984books’ 편집장 신승엽
‘북노마드’ 대표 윤동희
‘목수책방’ 대표 전은정
책은 출판사에 따라 편집자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래서 책에 대한 철학을 편집자에게 직접 듣는 것은 출판사의 색깔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경험이다.
<편집자의 일>에서는 여섯 명의 출판 편집자에게 같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각자가 생각하는 출판 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을 들을 수 있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지금 ‘그곳’에서 책을 만들기 전까지 어떤 일을 하셨나요? 편집자가 되고 싶은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요?
2. 편집자의 (구체적인) 하루가 궁금합니다.
3. 자신만의 편집 원칙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편집 과정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4. 저자를 섭외하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현재 편집자로서 주목하고 있는 작가가 있나요?
5. 그동안 만든 책들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 혹은 가장 아끼는 책을 꼽는다면 어떤 책일까요?
6. 최근에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 가운데 가장 좋았던 책은 무엇인가요?
7. 오늘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만약 SNS를 하고 있다면 SNS를 통해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8. 어떤 책이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나요? 가장 아끼는 후배 편집자에게 단 한 권의 책을 권한다면 어떤 책을 권하고 싶나요?
⋯⋯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질문은 7번 질문이었다. 모든 출판 편집자가 SNS 마케팅에 공을 들이지는 않을지언정 SNS 마케팅의 중요성은 인터뷰에 참여한 모두가 인식하고 있었다. 오늘날 출판사에서 SNS 마케팅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된 것이다.
참여한 인플루언서: 99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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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종합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의 자리를 오랜 기간 지키고 있는 화제의 자기계발서, <역행자>의 출판 마케팅을 담당한 업체가 발표한 통계다.
<역행자>의 기록적인 판매량은 물론 책의 좋은 내용 덕분도 있겠지만, 마케터와 인플루언서가 합심해서 이룬 성과 또한 만만치 않은 듯 보였다. 위의 수치가 사실이라면, 한 줌의 모래알 같은 오늘날 출판 시장에서 분명 꽤 쏠쏠한 효과를 봤을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책을 팔기 위해' 이루어지는 마케팅의 방식이다. 위의 모습이 오늘날 마케터들이 구사하는 출판 마케팅의 방식이다.
요즘은 책이든 뭐든 팔아먹으려면 마케팅이 필수긴 하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책의 내용이 아닌 다른 점을 더 부각하는 출판 마케팅 방식을 보면서 '이런 걸 마케팅이라고 할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인플루언서를 통한 위와 같은 질 낮은 방식의 노이즈 마케팅은 조금 과장을 보태면 가요계에서 한동안 시끄러웠던 음원 사재기 문제랑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일면을 목격한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했다고 해서 그 책이 순위에 오를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다만 좋은 글들이 올바른 방식으로 홍보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다.
<편집자의 일>에 담긴 출판 편집자들의 생각을 곱씹어보면서, 오늘날 책과 글을 판매한다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