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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톡홀름: 빈티지 쇼핑

lagom: not too littel, not too much;

by Terry

요전 날에는 스톡홀름의 기본적인 문화를 배웠다면 오늘은 감히 스톡홀름의 패션을 읽어보기 위해 Södermalm으로 향했다.


주말이 끝났기에 본격적으로 새컨핸드샵을 전전할 수 있다. 이곳의 새컨핸드샵들은 길 건너면 하나씩 있는 점포수도 점포수지만 그 규모고 매우 커 한 번 가게에 들어가면 쉽사리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가게 주인조차 모를 것 같은 수많은 선택지들은 모두 한 번쯤 누군가에게 선택되었던 것들이다. 새 제품이라며 눈길도 주지 않았을 물건들도 어딘가 내가 찾지 못한 매력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기에 이것저것 들춰보고, 확신을 위해 입어봐야 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콧구멍에는 언제 적 것 일지 모를 먼지들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이곳 사람들은 빈티지 “패션”이라고 말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빈티지 패션을 즐겨 입는다. 라곰. 적당히라는 뜻으로 스웨덴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이라고 한다. 이들은 빈티지 패션에도 라곰하다.


사이즈, 디자인, 가격이 라곰하면 카드를 내미는데 망설임이 없다. 모든 가게들이 마감을 하고, 더 이상 옷을 넣을 공간이 없어진 뒤에야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었다.


짐보따리를 잔뜩 짊어진 보부상 같은 모습을 하고서도 아쉬움이 남지만 이내 우리가 없는 건 돈이지 옷이 아니라는 걸 떠올리며 숙연해진다. 라곰!


저녁 늦게 찾아간 카페의 연어 파이는 모두 매진되어 돌아서야 했지만 손가락에 전해지는 묵직한 무게는 밥만큼이나 든든하다.


승원이는 아니었던 걸까. 그녀의 신경에 거슬리지 않게 나대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하며 다시 웁살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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