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때려치워!

낮잠을 끊을 수 없는 이유

by 마음 써 봄

"그럴 거면 학교 때려치워! 가지 마!"

"그래그래 알았어 그럼 안 가도 되겠네"

"으악!!!!!!!!!!!!!!!!!!"

잡고 있던 옷가지를 바닥에 던지며 소리쳤다. 나의 속 터짐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파 위에 드러눕는 둘째가 너무 얄미워 눈을 흘긴다.

눈치를 보며 서있던 첫째는 주섬 주섬 옷을 입더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서둘러 나가 버린다.

옆에 있는 막내는 룰루랄라 양말을 뭐 신을까 고르고 있다.


"빨리 옷 안 입어?"

"엄마가 학교 가지 말라며?"

등짝을 한대 후려치고 싶지만 습습 후후 호흡을 하며 팔뚝을 꾹~~ 잡는다.

"아프다고"라는 둘째의 말을 못 들은 척하고 뒤돌아 선다.


오늘은 농구하는 날이니까 축구복을 입어야지~

반팔과 반바지를 꺼내드는 모습에 말문이 막힌다. 축구 타이즈까지 야무지게 챙기는 둘째에 모습에 헛웃음이 나오는 건 덤이다.

속으로 '이 눔의 시키야 네가 그러고 나가면 엄마 없는 애인줄 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그 한마디를 꺼내면 또 백 마디를 할 것이 뻔하기에 꾹 누른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축구복을 입고 집 밖을 나선다. 어디서 들은 것은 있으니 "엄마가 화내서 미안해. 사랑해"라고 진심인지 아닐지 모를 사과를 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 잽싸게 집으로 들어와 전기장판과 한 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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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달 만에 헬스장에 갔는데 오늘은 못 갈 것 같다. 아침 등교를 마치고 나면 몸져누워야 한다. 어젯밤처럼 밤새 발로 차고 5시에 일어나 똥 싼다고 닦아달라고 깨우고, 설사하는 꿈을 꾸다 오줌 지렸다고 바지 갈아입는다고 깨우는 날에는 더욱더..

내가 낮잠을 끊을 수 없는 이유다. 힘써 일하고 있을 남편에겐 미안하지만 잠시라도 휴식이 없으면 히스테리는 극에 달할 것이다.



이은경선생님의 "이렇게 초등엄마가 된다"라는 책에 "죽이고 싶도록 사랑스러운 아들새끼들"이라는 꼭지가 있다. 아들 둘 이상은 새끼라고 불러야 한다는데 우리 집은 셋이니 아들놈 새끼라고 불러야 할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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