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는 딸 낳으면 되겠네.

가족계획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by 마음 써 봄


자연이에요?

연년생이에요?

누가 형이에요?

세 쌍둥이예요?


넷째는 딸 낳으면 되겠네

둘 중에 하나가 딸이면 좋았겠네

엄마가 불쌍하네

엄마가 나중에 외롭겠네


쌍둥이를 포함한 삼 형제. 요즘 보기 드문 가족 구성이라 그런지 우리가 지나가면 그 누구든 한 번은 돌아보게 되어있다.


지나가는 아이들을 붙잡고 누가 형이냐 물으면 11살 첫째가 자랑스레 제가 형이에요!!라고 하고 "아니 너 말고" 머쓱해진 첫째의 얼굴을 보는 게 부지기수.


동네에 쌍둥이 엄마로 불리며 온갖 사람들의 동정을 받는 것이 삼 형제 엄마의 인생.


통실한 뒷통수

예민하고 불안도 높은 아이들이라 불쑥불쑥 들어오는 호구조사를 불편해하는데 상대방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이들 호구 조사가 끝나면 뒤를 쫓아오시며 딸은 하나 있어야 한다며. 넷째는 딸을 낳으라는데..

' 노산이라 안 된다고요! 낳으면 길러 주실 거예요?'라는 말은 속으로 하고 속 좋은 사람처럼 빙그레 웃고는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다.


온 동네의 슈퍼 스타가 되어 사는 삶은 피곤하다.

남들 가족계획에 얼마나 관심이 많으신지 자꾸 넷째를 하나 낳으라는데 그것이(?) 딸일지는 어떻게 장담할 거며. 아들 엄마로 10년 이상을 살았더니 그냥 아들 키우기가 편하고 좋은데 나중에 가면 외롭다느니 하는 오지랖들은 넣어 두셨으면 좋겠다. 남편이 있는데 굳이 외로울 것 같진 않습니다만...


자연인지 아닌지가 아이의 탄생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것은 실례임이 분명하다.

그다음 질문은 가족 중에 쌍둥이 낳은 사람 있어?

없습니다.


쌍둥이 임신 전 둘째를 임신했었다. 계류유산이 되었고. 슬픔이 컸지만 어머님 소천 후 형제자매의 중요성을 깨달았기에 둘째를 낳으려는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임신을 알게 되고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또 유산이 될까 무서워 달려간 병원에서 아기집을 본 선생님은 괜찮을 거라고 하셨지만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 바우처 카드 서류를 서둘러 만들어 주셨다.


다음 주 진료 때 심장 소리를 듣게 되고 안심하던 순간 선생님은 내 손을 꼭 잡으며 말씀하셨다.

"이건 기적이에요. 사실 심장이 지난번에 안 뛰어서 이번주까지 안 뛰면 수술을 해야 했어요"


기쁨의 눈물과 설렘으로 가득했던 둘째 임신.


몇 주 후 선생님이 다른 각도에서도 한번 보자며 초음파를 살짝 돌리셨는데? "어? 쌍둥이다."

선생님과 둘 다 어리둥절 해 하며 축하를 나눴다.


나와서 통화한 남편에게는 아무 말이 없었으며. 친한 지인은 울었고. 친정엄마는 쌍둥이라는 소리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대상포진에 걸려 입원했다는 쌍둥이 임신 스토리

임신과 출산 자분과 수술 단태아 임신과 쌍태아 임신 모두를 경험한 덕분에 임신에 대한 미련이 조금도 없습니다.



넷째는 넣어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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