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포르쉐 3대가 있다. 오~ 좀 사는데?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3대 모두 기본 옵션만 달린 소위 깡통차다. 옵션이 적다 못해 거의 없는 수준이나 그중 아트는 브레이크가 모닝을 제어하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제조사의 잘못인가? 판매처의 잘못인가? 묻는다면 둘 다 아니다. 차는 무상으로 인도받고 차의 옵션은 나의 시간과 물질 그리고 포르쉐 스스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포르쉐를 받고 싶지 않았다. 나에겐 모닝 정도면 충분했는데. 제조사에서 너는 충분히 포르셰를 다룰 수 있다며 세대를 떡하니 주었는데 브레이크가 모닝인 건 알려주지 않았다. 처음엔 이 차를 어떻게 길들여서 도로에 내보내야 할지 몰라 많이 울고 괴로웠는데 이제는 제법 다룰 줄 알게 되었다.
포르쉐는 포르쉐라 속도를 즐기고 싶어 한다. 그대로 도로에 내보냈더니 과속 딱지는 계속 날아오고, 속도를 이기지 못해 벽에도 여러 번 부딪혔다. 그래도 다행히 인사 사고는 없었다.
포르쉐는 억울하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한다. 잘 달리고 있었고, 제때 멈추려 했는데 브레이크가 말이 안 들었다고 한다.
브레이크의 업그레이드 법은 간단하다. 느린 속도로 주행하며 멈추는 연습을 하는 것. 매일의 그 연습이 포르쉐에게는 고문이겠지만 트랙을 질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우리 집 포르쉐들은 그래서 오늘도 자란다. 가끔은 브레이크 사정을 잊고 달리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부서지기도 하지만 아우토반이 아닌 집안의 도로는 안전하다.
고치고 또 고치고, 하다 보니 나의 정비 실력도 늘었다. 웬만한 차들의 문제에는 속 끓이지 않는 담대함도 생겼다.
차를 사랑하는 마음도 생겼다. 처음에 나에게 온 차는 부담 그 자체였지만, 3대를 받고 보니 각각의 색깔, 사양, 기질들이 모두 다 사랑스럽다.
모닝의 브레이크를 가졌다고, 모두 경차가 돼야 하는 건 아니다. 나의 능력이 부족하여 중형차 정도의 브레이크로 밖에 성장 못할까 봐 오늘도 공부한다. 노력한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