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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써 봄 Dec 20. 2023

마음의 양식과 몸의 양식

그러면 그렇지

아침부터 고성이 오가는 등교준비를 마치고

잠옷 원피스에 추리닝 바지, 검은 바퀴벌레 잠바를 입고 나서려는데 어제 산 장갑 한 짝이 보이지 않는다. 집에는 양말과 장갑을 먹는 벌레가 있음이 분명하다.  추운 날씨에 일단 보이는 한 짝만 끼고 문밖을 나선다.


집에선 고성 가득한 엄마지만 우아한 지식인이기에 도서관에 들러 내 몫의 카드만큼 책 7권을 빌렸다.


 돌아가는 길 마음의 양식을 채웠으니 아침으로 딱 하나만 사러 들어간 빵집에서 오늘까지 30프로 멤버십 할인이라는 소리에 이것저것 3만 원어치 빵을 사고 에이닷이 음료도 쏜대서 커피까지 받아 룰루랄라 오는 길


마음이 싸늘하다.


빵집으로 되돌아가서. 테이블에 덩그러니 놓인 책을 주섬 주섬 챙겨 돌아온다.


내가 그러면 그렇지.

마음의 양식보단 몸의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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