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 학원의 비밀

어쩌면 내 주변의 누군가 겪었을 이야기

by 마음 써 봄

시사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최애 프로그램이 '그것이 알고 싶다'일 정도로

결혼하고도 매번 토요일마다 꼬박꼬박 남편과 함께 '그알'시청이 루틴이었다.


사춘기시절 추리물을 좋아했다. 존그리샴의 의뢰인도, 스티븐킹의 소설, 소년탐정 김전일까지 csi를 좋아해서 임상병리학과에 진학했다면 말 다했던 것 아닌가.

젊은 시절 지금처럼 조금만 더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알아보고 계획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아마 국과수에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신간으로 따로 모셔둔 책 중에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었다.

선감 학원의 비밀



일제강점기 때인 1942년 4월 조선총독부가 군인 양성을 위해 안산 선감도에 설립한 시설로, 해방 이후 1946년부터는 경기도가 인수해 1982년 9월 30일 폐쇄될 때까지 40년간 운영되며 부랑아 수용시설로 사용되었다. 경기도는 1957년 2월에는 선감학원의 설치 및 보호수용의 근거가 되는 '경기도 선감학원 조례'를 제정·시행하고 이를 운영했다.

설립 이후 선감학원에 수용된 아동은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들은 구타와 강제 노역 등 심각한 인권 유린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부모와 주거지가 있고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복장이 남루하거나 주소를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이곳으로 끌려가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출처-네이버 지식 백과


형제복지원과 더불어 인권 유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선감학원

82년 폐쇄였다고 하니, 우리 부모님이, 남편이 끌려갔을지도 모르는 그곳 선감도.


일제 강점기에 사용하던 시설을 그대로 받아 사용했다는 것도 화가 나는데, 주거지가 있고, 아무 잘 못이 없는 아이들도 그저 주소를 모르거나, 남루한 복장이었다고 끌려갔던 그곳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늘 악몽에 시달린다. 몸이 아파 술을 많이 드시기도 하고, 가끔 잠꼬대로 "바이킹"을 찾으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자식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손녀에게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곳 지옥 같던 선감도에서 있었던 일들과 목숨을 걸고 탈출했던 이야기.

바이킹은 할아버지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었던 형이지만 탈출 중 헤어지고 평생 그리워한 은인이다.


어이없게도 10살 할아버지가 그곳에 끌려간 이유는 고아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에게도 고아인 친구가 있다. 주변 친구들은 고아라는 이유로 이가 있다, 냄새가 난다며 그 아이를 따돌리고 괴롭힌다. 주인공 시은이는 할아버지를 생각해서 고아인 푸름이와 친구가 되고 그 아이의 진면목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한다.


할아버지는 선감학원 신고 센터가 생겼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신고를 하게 되며 책은 마무리 되게 된다.


우리 아이정도의 나이에 선감도로 끌려간 할아버지 몇 십 년간 아무에게도 사과받지 못하고 트라우마를 간직한 그 인생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목이 메었다.


아무런 죄책 감 없이 그런 행동을 했던 사람들과, 암묵적으로 동조했던 정치인들. 아이들을 직접 끌고 왔던 경찰들과 도망친 아이들을 다시 잡아다 선감학원으로 끌고 가 밀가루 한 포대와 맞바꿨던 동네 사람들


불과 얼마 전까지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서웠다.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할아버지께 위로를 드리는 일이 무엇인가? 에 대한 생각으로 며칠간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 우리만 편안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삶도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리라.


과거의 진실이 알려지기까지 나와 아이들의 관심도 꺼지지 않도록 할아버지의 구멍 난 가슴을 메워 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