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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바 Apr 15. 2024

그 청년 바보의사

한 권의 책, 1화

크리스천으로 살아온지, 25년이 되어가고 있다. 못한다는 모태신앙으로 살아와서 '교회'안에서의 삶은 익숙하다 못해 지겹게만 느껴졌다. 늘 따라오는 기도와 찬양 소리는 내 삶에 일부가 되어줬다. 대학에 와서 제대로 된 신앙 생활을 해보았고 그때 언니가 추석에 버스 안에 주었던 책이 나의 인생 책 중에 하나가 되었다.


<한 권의 책> 시리즈는 책 추천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고 생각해낸 것이다. 나에게 있어 중요한 책을 고르는 일은 꽤 어려웠다. 좋은 책이 넘쳐났고 1년마다 100권씩 넘게 읽으니 과부화 상태를 계속 유지했으니 말이다. 오래 읽었던 분야의 책을 정리하다보니 책 정리가 쉽게 느껴졌고 '적으면 3번 많으면 6-7번'은 재독했던 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떤 책은 한 달에 1번을 읽어버린 책도 있었고 매년 1번씩 1독을 벌써 6년을 지나오는 책도 있었다. 


그 중에서 크리스천으로 1권의 기독교 서적을 뽑으라고 한다면 고민 끝에 <그 청년 바보의사>를 고를 거라고 확신한다. 여전히 내 마음을 울리는 이 책이야 말로 나의 최고의 인생 책이다. 


과연 나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환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내게 환자로 오신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을까?

-설대위(David Seel, 전 예수병원 원장)


책의 표지에 적힌 이 문구는 책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이다. 어쩌면 '안수현 형제'를 보여주는 문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한 번도 울지 않은 적이 없다. 처음 시외 버스 안에서도 책을 읽고 몰래 눈물을 훔쳤고, 홀로 신앙의 고비를 맞이 할 때도 책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 놀랍게도 이 글을 쓰면서도 책을 펼치다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애정하는 구절,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그는 '밥맛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밥맛없는' 그가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사람들이 신뢰했습니다. 그는 어디에 가도 그 빛을 잃지 않는 푸른 나무였고, 요동하지 않고 성전을 떠받치고 서 있는 대들보였습니다. 


마지막, 환자의 손을 잡고 울어줄 것 같은 주치의로 내 이름이 다시 불렸다. 짓궃은 표정의 사회자 선배가 나를 보고 물었다. 

"오늘도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환자를 보았습니까?"

수 초간이지만 그 시간이 내겐 아주 길게 느껴졌다. 그 질문은 좋은 크리스천 의사가 되겠다는 맨 처음의 결심을 과연 매 순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묻는 것 같았다. 



여전히, 내 마음 속 한 청년이 살고 있다 


<그 청년 바보의사>에 대한 글을 참 많이 써왔다. 사람들에게 추천도 많이 해왔으며 읽고 좋았다던 이야기까지. 이제 글도, 추천도 그만해도 될 일이다. 그렇지만 좋은 게 있다면 꼭 나누고픈 성격을 계속되는 듯 하다. 20살에 만났던 그 청년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살고 있다. 


문득 힘든 순간, 마음이 어려운 순간 나에게 '책 Book'의 형태로 찾아온다. 그의 위로는 한없이 따스하면서도 날카롭게 나를 만들어준다. 이런 사람이 곁에 없을지라도 그가 마음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때가 많다. 


하나씩 읽었던 1,000권이 넘는 책 중에서도 이 책을 가장 먼저 쓰고 싶었다. 남들에게 소개하고픈 첫 번째, 한 권의 책. <그 청년 바보의사>이다.  



당신의 한 권의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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