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어떻게 제품을 팔 것인가 - 6
유튜브 최고경영자 수잔 보이치키가 2018년에 발표한 유투버를 위한 목표 중 '유투버의 성공을 지원하겠다(Supporting your success)'라는 목표는 내게 매우 인상적인 문장이었다. 콘텐츠 플랫폼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구절이었기 때문이었다. 유투버가 수익이 나야 유튜브는 지속성장을 할 수 있음을 그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의 심장이 유투버라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니다. 최근에는 열심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투버로 직업을 전향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들이 유튜브에 뛰어드는 이유는 심플하다. 돈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돈이 되는 곳에 자연스레 시장이 형성되는 것처럼 지금 유투버 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이 곳에서 실제 유의미한 성과들이 발생하고 있다. 내 시선으로 목격한 유의미한 성과는 역시 '제품'이 활발하게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업무를 보던 중 고객사의 대리님에게 연락이 왔다. "저희 유튜브에 영상 올라간 제품이 1차 완판 되었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어서 한 번 놀랐고 내가 완판을 시켜주지 못했던 사실에 두 번 놀랐다. 실제로 SNS 쪽에서 잘 나오던 매출을 상승시켜준 경험은 있었지만 완판은 시키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대리님이 보내준 영상을 보니 어느 패션 유투버의 영상이었다. 당시 10만이 좀 안 되는 구독자를 보유한 패션 유투버였고 콘텐츠 반응을 보니 굉장히 팬층이 두터웠다. 댓글 반응들이 굉장히 적극적이었고 콘텐츠가 너무 도움된다는 말과 특정 제품을 리뷰해달라는 댓글들이 꽤 많아 보였다. 유투버에게 무언가를 리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유투버 콘텐츠를 신뢰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반응임을 알아서 그런지 콘텐츠를 보기도 전에 이미 그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었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14분여 되는 영상을 끝까지 봤다.
이 브랜드가 이렇게 소개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브랜드를 사랑하는 어느 '충성고객'이 한 몫했다. 예전 콘텐츠를 진행했을 때 당시 담당자가 콘텐츠의 워딩에 '오졌따리'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당시 해당 브랜드의 네이버 카페에서 이런 워딩은 이 브랜드 감성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며 뭇매를 맞은 적이 있었다(ㅎㅎ). 그만큼 충성 고객들이 열렬하게 응원하고 있는 브랜드였다. 어느 충성 고객 덕분에 남친룩에 어울리는 블랙진에 이 브랜드의 제품이 소개될 수 있었고 영상 덕분에 1차 완판이라는 고무적인 성과까지 확보했다.
그때 당시 해당 영상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2차적으로 사용을 하지는 않았다. 왜냐면 정말 고맙게도 유투버의 '실제 후기'였기 때문이다. 이 영상에 광고를 건 순간 '실제 후기'가 아닌 '광고 영상'으로 변질된 것이 두려워서기도 했다. 유투버가 제품이 괜찮은 점을 언급하기도 하면서 아쉬운 점을 솔직하게 드러냈었는데 우리 입장에서도 이 부분이 굉장히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품을 찬양하는 영상보다 이렇게 '실제 후기' 형식의 영상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더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실질적인 성과를 실감한 뒤 유투버분에게 직접 컨택을 하여 대놓고 광고를 진행해보기로 했다. 저렇게 아주 자연스러운 후기로 녹아드는 게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며 성과까지 가져가고 싶은 브랜드에게는 가장 베스트지만 언제 저런 후기가 나올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흠이었다. 그래서 해당 유투버와 직접 컨택을 진행하였고 콘텐츠 조율을 마쳤고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 그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후기 영상이 올라갔을 때 매출이 상승한 건 '우연한 결과'일지도 모르는데 한 번의 성공만 보고 어떻게 투자를 할 수 있느냐는. 우리가 선택한 이유는 2가지 이유였다. 이 두 가지 이유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유투버에 대한 니즈가 있다면 반드시 고민해보라고 권장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첫 번째, 해당 유투버는 '전환 유투버'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유투버들이 탄생하고 있는데 유투버 중에서는 실질적으로 '전환' 성과를 낼 수 있는 유투버 그리고 '노출' 성과만 달성하는 유투버 2가지 유형이 있다. 사실 '전환' 유투버를 찾는 일을 한 번에 성공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을 높여볼 수 있는 실행방안은 그들의 콘텐츠를 관찰해보는 것이다. 내가 소개하는 유투버의 경우 <구매 전환>과 밀접한 콘텐츠들을 발행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무신사 세일 상품 중 예쁜 상품을 소개하는 콘텐츠>,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맨투맨 고작 1개 추천>과 같이 자기 관점에서 여러 제품을 '직접 추천'해주는 콘텐츠를 발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댓글에서도 어떤 옷이 좋냐는 질문들을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만약 해당 유투버가 가져다 줄 '전환 성과'를 가늠하고 싶다면 그들이 만들고 있는 콘텐츠의 톤 앤 매너 그리고 실제로 해당 콘텐츠에 발생하고 있는 댓글 여론을 충분히 관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그들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였기 때문이다. 유명한 유투버에게 우리 제품을 맡기면 광고 성과가 아예 없진 않다. 그런데 여기서도 적용이 되는 건 ROI(투자 대비 이익률)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다 밴쯔, 대도서관, 이사배와 같은 구독자층이 탄탄한 곳에 광고를 하고 싶을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특히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면 당장 몇천만 원의 금액을 이 곳에 투자하는 것은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을 만큼 리스크가 있는 일이다. 그래서 찾아야 하는 것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이다. 이들은 특정 MCN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고 구독자가 100만이 넘는 유명 유투버는 아니다. 그와는 다르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들의 신뢰 및 지지를 열렬하게 받고 있는 '유망주' 유투버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우리가 기대하는 좋은 효율을 낼 수는 없다. 다만, 이들과 함께 콜라보하면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마케팅 히스토리'는 분명히 만들어나갈 수 있다.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는 어떤 톤 앤 매너를 가진 유투버와 함께 할 때 실제로 조회 수 및 네이버 검색량이 늘어나는지 등에 대한 히스토리를 몇 천만 원을 주고 실험하긴 어렵지만 이들과는 가능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그들과 접촉했고, 영상 라이브까지 완료되었다. 우리는 어떤 성과를 기준으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것인가? 쇼핑몰을 기준으로 만약 당장 2배 이상의 매출 그리고 트래픽 성과가 발생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튜브도 결국 다른 광고 매체와 다르지 않다. 첫 시도부터 소위 '대박'을 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당장의 매출 그리고 트래픽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관찰해야 할 것은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 반응과 영상 조회수 마지막으로 브랜드 키워드 검색량이다. 만약 이 세 가지에서 하나라도 고무적인 성과가 나왔다면 이제 '반성'의 시간을 통해 그다음 콘텐츠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유의미해진다. 댓글이나 영상 조회수 반응이 좋았다면 이번 시도가 그들에게 '이야깃거리'를 성공적으로 제공한 것이고 브랜드 키워드 검색량이 늘었다면 이번 영상을 통해 해당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연애가 끝없이 나와 맞는 짝을 찾는 과정이듯 유투버를 찾는 과정도 연애에 임하는 태도로 성실하게 찾아나간다면 분명히 우리 브랜드, 제품, 서비스와 케미가 맞는 사람을 분명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