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의 다짐, 홀가분한 삶
‘저 자취한지는 좀 되었어요’
친언니와 20살때부터 봉천동에서 살았다. 친구보다 편해서 언니랑 산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깨닫을 때, 언니가 32살 즈음에 남자친구를 사귀어 결혼을 했다.
자취는 했지만 언니와 함께 식탁을 공유하고, 청소도 분리 모든 것을 같이 했으니 책임감도 크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언니가 결혼하고 본격적으로 혼자가 된지 3년차.
오롯이 집을 마주한 순간, 지금까지 잘해왔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건강한 먹거리를 취급하는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 시점부터일까. 아니면 서른이 되서 심경의 변화가 온 걸까.
아니면 하룻밤 묵고 간 둘째언니가 남긴 포스트잇 쪽지 내용 때문일까.
“이제는 너의 주변을 잘 정리하고 돌봐야해. 필요한 것만 남겨 두고, 모두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봐.
마음도 홀가분해질거야”
무엇을 남겨야할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생각 생각.
엄마가 늘 말했던 제철 식재료.
나도 모르게 듣다 보니, 입력되었나보다. 지금 먹어야 할 음식이 무엇인지 우리 땅에서 난 음식은 맞는지 분간하고 싶어졌다.
요가.
백수시절에도 돈은 없어도 끊었던 요가. 요가를 하며 하루의 노고를 풀어냈던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해내고 싶어졌다.
청소.
작업하고 싶은 집이 어쩌면 나의 일생의 꿈일지도 모르겠다. 청소하지 않고서는 작업하고 싶은 테이블과 공간은 있을 수가 없다.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이렇게 세가지는 단단하게 가져가고 싶다.
나에게 확실하게 홀가분을 선사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