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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팥님 Jul 30. 2020

제때 하지 않으면 어쩐지 더 힘들어지는 일

봉천동 코인세탁소 주말 풍경



침구류는 일주일에 최소 1회 세탁이 좋습니다?


침구류는 오염 물질로 인해 최소 일주일에 1회 세탁을 추천한다는 말에 전혀 공감을 못하고 있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그동안 나의 침구 관리는 이 이불을 덮고 자기는 좀 꺼리찜할 때쯤인데 계절이 바뀌는 시점인 것 같다. 나름의 핑계를 대보자면, 자취방에 딸린 세탁기로는 이불이 들어가지지가 않으니 실천이 되지 않았던 탓도 있다.


이런 나같은 사람 때문인지, 내가 사는 봉천동 주변엔 코인세탁소가 정말 많다. 건조기가 없는 나는 이불 빨래를 위해 코인세탁소를 다닌지 꽤 되가고 있다. 우리집 바로 앞에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거리는 좀 있는 편이다. 이불 빨래 주기가 되면, 주말 일상은 아침부터 무거운 이불을 한 가득 꽉꽉 싣고 이케아 파란 비닐백에 담아 이고 간다.

내가 주말에 애용하는 빨래가방

가까운 코인세탁소를 먼저 가는데, 자리가 다 차면 제 2의 코인세탁소를 향해 또 이고 가야한다. 코인세탁소에는 서로 약속이라도 한듯이 주인은 세탁물을 돌려놓고, 어디론가 간다. 나의 경험에 비추면 멀리는 안갈 것이다. 슬리퍼를 신고 카페를 갔던, 밥을 먹으러 갔던 나름 돌아올 시간을 정하고 나간다. 하지만, 빨래는 끝났는데 올 기미가 안보이는 주민들이 한 두번이 아니라 일찌 감찌 포기하고 나는 군말없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다.

다행히 두번째 코인세탁소는 아무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무거운 이불들을 넣어놓고, 내 머릿속은 시원한 커피 한잔 생각 뿐이다.

돌아온 제2의 코인세탁소의 세탁기는 어느새 힘차게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자리에 없는 세탁물의 주인들은 나와 같은 빨래가방을 가져왔다. 이케아 파란색 비닐백.

빨래방에서 모두 같은 가방을 발견한 풍경


가장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가방을 찾다가 이걸 들고 왔겠지.




빨래방에 다녀와 향기나는 여름 침구


자주에서 구매한 풍기인견 패드와 세사리빙에서 구매한 진득이 방지 이불이 만나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 건조기때문인지 세탁 세제인지 빨래방에서만 나는 향기가 솔솔 난다. 나빨래방을 다녀온 날엔 숙면을 취할 예정이다. 제때 해야할 일을 해서 홀가분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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