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회사에서의 UX 디자인 스프린트

by Yina 이나

회사에서 11월 첫 주부터 2주 간 진행된 디자인 스프린트에 UX 디자이너로 합류하였다. 이곳에선 원래도 스프린트 방식이 보편적이긴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에 내가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연장선이자 실험을 위한 아주 짧은 단기 스프린트여서 나에겐 꽤 새로운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보거나 생소한 개념 (데이터, 모델 등등..) 들이 너무 많아서 2주 내내 이 프로젝트가 정확히 뭘 하는 건지 이해하느라 바빴고 매번 따라가기가 벅찼다. 거기다 다음 주에 30여 명의 회사 디자이너들이 참석하는 미팅에서 내가 해당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라 아주 부담이 장난 아니다...^^ 이걸 내가 직접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한다는 게 솔직히 자신은 없지만, 내 언어로 직접 정리해 보면 나 스스로도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1. Project overview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곳은 광고 제작부터 집행까지의 모든 과정에 걸친 사이클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파트는 광고를 플랫폼에 내보내기 전에 각각의 플랫폼들이 요구하는 조건들에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부합하는지를 체크하는 프로덕트이다. 이번 단기 스프린트는 그 과정이 이루어지기 전 단계를 다룬다.


광고의 퍼포먼스를 분석할 때, 내부 서비스 팀은 과거 캠페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모델(predictive models)’을 만든다. 예를 들어 특정 플랫폼에서는 로고 크기가 크면 CTR이 올라가는지, 특정 시장에서는 페이스가 빠른 영상이 더 효과적인지 등을 알려주는 모델이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오디언스, 플랫폼, 마켓, 브랜드 등을 조합한 모델들을 제작하는데, 그 모델들은 매우 테크니컬 하고 지나치게 상세해서 데이터 분석가나 전략가들 (이 프로젝트에서의 잠재적 유저들) 이 클라이언트들에게 더 나은 품질의 광고를 위한 정보를 제공할 때 굉장히 많은 품이 든다. 우리는 이번 스프린트에서 그들이 효과적으로 광고 퍼포먼스를 한눈에 확인하고 클라이언트들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복잡한 광고 모델 데이터들을 명확하고 직관적인 화면으로 변환하고자 했다.


2. Team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전반적으로 기획한 타 팀의 PM, 데이터 엔지니어, UX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유저들은 데이터 애널리스트, 퍼포먼스 전략가, UX 엔지니어 등 실제 모델 기반 인사이트를 다루는 여러 직무의 실무자들이었다.


3. Tools

이번 스프린트의 목표는 실제 개발이 아닌 AI 툴을 이용한 빠르고 신속한 개념 검증이었고 최종 결과물로써 인터랙션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자 했다. 덕분에 평소에 아이데이션을 위한 보조 역할로 종종 쓰던 Figma Make를 처음으로 메인 툴로서 사용해 볼 수 있었다.


4. Process

전반적으로 아이디어 공유 -> 피드백 -> 이터레이션 -> 피드백 -> 이터레이션의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디자인에 많은 수정과 개선을 하는 건 쉽지 않은데 AI를 이용해서 시각화를 해내니 훨씬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또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할 때도 AI가 문서화·정리·요약을 빠르게 도와줘 디자인 반복 속도가 크게 올라갔다.


5. Design


Day 1: 프로젝트 킥오프
전반적인 스케줄과 담당 업무를 논의하고, 디자인 시작 전 페인포인트를 이해하기 위한 초기 유저 인터뷰를 진행했다.


Day 2-3: 각자 아이데이션 후 내부 공유 & 논의

하루 동안 팀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러프하게 제작해서 공유하였다. 나는 사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약간 스콥에서 벗어난 디자인을 발표하는 실수를 했는데 (다시 생각해도 약간 수치스러움 ㅎㅎ,,) 오히려 그런 실수가 나중이 아닌 초기에 생겼기 때문에 잘못된 방향을 빠르게 바로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Day 4-5: 1차 유저 피드백 및 아이디어 채택

나온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한 1차 유저 피드백 미팅을 가졌다. 각 유저 당 주어진 시간이 30분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모든 아이디어를 다 공유하지는 않고, 아이디어 각각에 간단한 프리뷰와 설명을 덧붙여서 유저들이 가장 관심 있어하는 아이디어들을 선별해서 디테일을 공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피드백들을 Miro 보드에 메모지를 붙여서 정리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아이디어를 채택할지와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Day 6-7: 1차 피드백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디벨롭

스프린트에 참여한 다른 두 명의 디자이너들은 모두 리드급이라 다른 일정이 빠듯하여 어쩌다 보니 (?) 이때부터는 내가 대부분의 디자인 업무를 자연스럽게 맡게 되었다. 채택된 아이디어를 피그마 메이크를 이용해 버전 2를 따로 만들어서 디벨롭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PM과 서로 소통하며,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들에 대해서도 많이 질문하고 피드백을 얻었다.


Day 8: 2차 유저 피드백 미팅

내가 제작한 프로토타입 버전 2를 유저 다섯 명에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고, 대부분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이 개선되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엔 추가적인 피드백들이 많이 있었고 우리가 구체화시키기 어려운 부분들에 있어서 여러 인사이트들도 얻었다.


Day 9: 디자인 2차 개선

현실적으로 유저의 롤이 모두 다르고 니즈도 제각각 다르다 보니 모든 피드백을 다 고려하기는 어려웠다. 디자인 측면뿐만 아니라 데이터 / 개발 측면에서도 우리가 확실하게 현재로서는 개발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되면 디자인에 아이디어로서 포함시키지 않았다. 물론 컨셉 단계이긴 해도 향후 개발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이기에 어느 정도 현실적인 목업을 만들고자 했다. 상대적으로 개선이 수월한 디자인적인 피드백 (예: 상단 필터를 사이드바 형식으로 바꿔서 가로로 긴 화면 레이아웃을 상쇄하기) 들은 최대한 반영하려고 했다.


Day 10: 팀과 유저들을 대상으로 최종 디자인 결과물 발표

프로토타입 버전 3을 팀원 전원과 유저들에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스테이크홀더들이 지켜보는 자리라 굉장히 떨렸는데 미리 스크립트를 어느 정도 준비해 놓고 연습한 게 정말 다행이었다 (나의 사랑 챗지피티....) 피드백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고 앞으로 이 개선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로드맵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를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6. 느낀 점

사실 프로젝트 시작하기 전엔 방향성을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워서 부담도 꽤 컸고, 내가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걸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많이 들었다. 그래도 유저들과의 미팅 녹화본과 요약본을 계속 반복해서 보면서 생소한 개념들을 숙달시키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팀원에게 지속적으로 피드백과 질문을 요청하면서 얼추 마무리할 수 있었다. 특히 3번에 걸친 여러 유저들과의 피드백 - 개선 루프를 통해서 디자인을 빠르게 검증하고 방향성을 조정하는 방식이 큰 배움이었다. 개인적으론 아직 컨셉추얼 한 단계이다 보니 디자인 시스템이나 개발 제한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바이브코딩을 통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시각화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전반적으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꽤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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