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은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넬슨에서는 Farmers market이 열린다고 한다.
수요일과 토요일에 둘 다 방문해 보았는데 판매하는 물품과 사람들이 조금씩 달랐다.
집에서 만들어온 소스나 직접 재배한 듯한 신선한 채소, 빵과 파이, 쿠키 등 다양했다.
화창한 날씨와 활기찬 분위기로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캐나다에서는 우리나라 찰옥수수는 없지만 초당옥수수는 여기저기서 많이 판매한다.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한 맛. 한국에서도 제주도에서 재배된다고 해서 주문해서 먹어봤는데 똑같은 맛이다.
생으로도 먹을 수 있는 신기한 옥수수.
버터와 소금을 발라 짭짤하게 살짝 구웠는데 단짠의 조합이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옥수수를 파는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캠룹스라는 지역(넬슨에서 6시간 가까이 걸리는 곳)에서 왔고 여름마다 오는데 넬슨에서 몇 개월간 지내며 마켓에서 장사를 한다고 했다.
자유로운 영혼들..ㅎㅎ
갈아놓은 얼음에 시럽만 뿌리는 초간단 아이스크림인데 맛있다...
한쪽에서는 바비큐, 누들, 샐러드, 샌드위치 등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음식을 판다. 한두 가지 포장해서 아무 데나 앉아서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사서 작은 폭포 근처에 앉아서 먹었다.
공원에 작은 폭포라니.. 낯설기도 하고, 강원도 어딘가 산속에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작고 아담한 폭포 주변에 한가롭게 앉아있는 사람, 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어두고 누워있는 사람..
3명이 모여 앉더니 싱잉볼을 가지고 명상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4년간 다닌 요가원에서 한 달에 한 번 명상 수업이 있어서 들어봤었는데 뭔지 모르게 참 좋았다.
첫 시간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눈을 감고 앉아있는다는 게 고역이었는데(끝도 없는 잡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2번째 시간, 3번째 시간이 될수록 나름 조금씩 머릿속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과 나를 들여다보는 고요한 시간이 좋았다.
여기에서도 명상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 반갑고 나도 언제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네에 오면 꼭 와봐야지 했던 도서관에 드디어!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주소지도 있으니 회원 카드도 만들고.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적극 참여해 봐야겠다.
도서관 지하가 아이들 코너였는데 공사 중이라 내려가 보지는 못 했다.
언제 오픈하냐고 물어보니 몇 주 내로 가능하다니 기대해 본다..^^
아직 읽을 수 있는 책은 거의 없지만 ㅎㅎㅎㅎ 그냥 반가운 도서관.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도 자주 놀러 와 봐야겠다.
이 주변은 보트를 집에 하나씩은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보트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도서관을 둘러보다 보니 이런 책도 발견. ㅎㅎㅎ
그리고 또 궁금했던 넬슨 커뮤니티 센터.
다운타운에 위치한 커뮤니티 센터에는 헬스장이 꽤 넓게 있고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밖에 수영장, 스케이트장이 있고 요가 수업도 들을 수 있다.
둘러보다 보니 흥미로운 점이 수영 레벨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국에서 아들도 수영학원을 방학에 특강으로 듣곤 했다. 우리 집 주변에는 학원가가 있지 않아서 수영학원을 가려면 차량을 이용해야 했고, 아이들 전용이다 보니(샤워를 도와주는 비용이 포함) 문화센터보다는 비용이 좀 비싼 편이었다.
아들은 멀기도 하고 비용도 비싼 편이라 방학을 이용해 두세 번 특강을 보냈었는데, 담당 선생님께서는 항상 진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었다. 얼마큼 진도를 나가기를 바라는지 물으시고, 어디까지 하고 있는지 중간중간 연락을 주셨다.
아무래도 비용을 내고 실력도 향상되어야 하니 선생님 입장에서는 그것도 부담이었을 것 같다.
한국에서 내가 듣기로는 주로 영법(평영, 자유형, 배영, 접영)으로 분류를 했었는데..
여기서는 좀 달랐다.
36개월 이하는 부모와 함께 참여하고, 3~5세의 내용은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점점 깊은 물에 점프하는 연습을 한다. 6세 이후에도 가슴 높이의 물에 뛰어들고, 눈을 뜨고, 호흡 연습을 하고 잠수 연습을 하고, 몇 미터 거리까지 몇 초간 수영을 하는지 등등.. 비슷한 듯하면서도 영법에 대해 진도를 구분하여 써 놓지 않은 점이 신선했다.
여기 와서 아들과 수영장에 가본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사방에서 물에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수영 강습에서도, 호수에서도 그냥 뛰어드는 연습을 많이 하니 물에 대한 공포도 덜 하고 자신감 있게 배우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벼르고 벼르던 요가원에 가보는 날!
나는 한국에서 7년째 요가를 꾸준히 해오고 있었는데 근력도 생기고 몸도 시원해지는 느낌이 좋아서 빠져들게 됐다. 30년 넘게 운동이란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나였는데 우연히 요가를 하면서 몸이 달라지는 걸 느끼니 어느새 꾸준히 하게 된 것 같다.
캐나다로 오면서 한동안 못 하다가 우리 동네에 왔으니 요가원 탐색.
커뮤니티 센터는 9월 이후에 개강이라 구글맵으로 집 근처 요가원을 찾아봤더니
우와...! 많다!
넬슨은 젊은 사람들이 많고 휴가를 즐기거나 이곳에 여행을 와봤다가 몇 달씩 지내러 오는 사람이 많은 동네라고 들었다. (우리 옆집 사람도 시애틀에서 온 사람들)
지역에 관한 페이스북을 보면 젊은 커플이나 사람들이 몇 달간 지낼 집을 구한다는 글이 꽤 올라와있다.
요가를 좋아하는 사람도 이 동네에 많은 것 같아 반가웠다.
후기나 요금, 프로그램들을 검색하고 선택한 요가원에 방문.
한국에서 3개월, 6개월 수강권으로 끊어도 회당 1만 원 이상이었는데 여기도 비슷했다. 보통 회당 15불 정도.
그런데 시간은 60분에서 90분까지 다양했다.
한 곳에서 새로 온 수강생은 1주일간 무제한 수업을 듣는데 40불!
바로 1주일을 결제해서 방문해 보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요가원에 가니 예쁜 금발의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이곳에 이사 왔다고 소개를 하니 무척이나 반가워하시며(많지 않은 동양인이 여기에 이사왔다고하면 조금 신기해하는 눈치다.) 선생님도 넬슨으로 3,4개월 전에 이사를 왔다고 하신다. 우리 둘 다 뉴커머라고 웃으며 즐겁게 시작.
예전에 방콕에서 요가 원데이 클래스를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요가 용어도 동작도 비슷해서 크게 어렵지 않게 수업을 들었는데..
우리 선생님.. 말씀을 많이 하신다...ㅎㅎㅎ
하타라는 요가는 한 동작에서 오래 머무는 건데.. 머무는 중간중간 말씀을 많이 하셔서
듣기 평가가 따로 없었다는...^^;;;
차차 나아지겠지... 그래도 오래간만에 땀 흘려 운동하니 몸도 마음도 가볍고 상쾌해졌다.
요가원이 걸어서 16분 거리라.. 자전거를 타고 갈까 하다가 길도 탐색해 볼 겸 걸어갔는데....
넬슨은 언덕이 많은 도시라... 우리 집은 uphill.. 더 높은 쪽에도 집이 많이 있다.
눈이 오면 운전도 조심해야 하고.. 엔진 기어를 사용하는 운전에도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자전거도 평지보나 오르막, 내리막 길이 많아 어려웠다. 내리막은 좀 무섭고.. 오르막은 정말.. 체력의 한계가 느껴졌다. 기어 사용도 능숙해져야 할 것 같고..
동네에서 자전거 타기에도 적응이 필요한 동네.
나는 작은 언덕 반쯤 올라가는데도 헥헥 대는 데 이곳 사람들은 더 높은 언덕도 여유롭게 올라가고.. 심지어 초등학생 애들도....
나도 나름 운동을 한다고 했는데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체력을 키워야겠다 다짐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