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생각이 났어
오늘이 금요일이라 그런가 봐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나랑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더라
치킨을 한 손에, 나머지 손엔 서류 가방을
나는 나 혼자 먹을 건데 아저씨는 가족들이랑 드셨으려나
가장의 무게는 그렇게 드는 거였을까
같은 걸 사고 같이 서 있는데 괜스레 부럽더라고
너와 함께 했다면 내가 그날 너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오늘 저녁에 치킨을 함께 먹었을까
맥주 한 캔에 매운 치킨을 먹으며
너는 날더러 매운 것도 못 먹는다고 뭐라 그러면서 나를 신경 써줬을까
나는 유독 네가 나한테 꾸중을 하고 짜증을 내면 기분이 좋더라
역시 난 변태가 맞았나 봐
네가 나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게 관심으로 느껴져서 좋았어
이렇게 너에게 길들여진 나는 이제 누굴 만나나
당분간은 이 쓸쓸함을 조금 더 즐겨봐야겠다
모처럼 너를 더 그리워만 할 수 있는 기회이니까
금요일이라 치킨을 사 와봤어
먹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