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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트루 Dec 24. 2020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도서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가 담겨있습니다.

**도서 리뷰는 출판사 '21세기북스'의 협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여기 자신 있게 아래와 같은 말을 내뱉는 한 여성이 있다. 그리고 그 말들은 이상하게 나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동시에 내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


'자기만의 시간'은 '자기만의 집'에서 나온다

'내 집' 마련? 야, 너두 할 수 있어.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는 제목부터는 나와 정반대의 삶을 사는 대한민국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난 '결혼은 했고 내 집은 없습니다' 정도일까나. 그래서 이 책이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같은 여성으로서 같은 현시대를 살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더 끌렸을 수도 있다. 그것도 두 마리나.)



책은 사뭇 유쾌하면서 슬프다가도 지극히 현실적이다. 큰 이야기의 중심은 30대 비혼 여성으로서 '내 집'마련의 일대기를 풀어나간다. 부동산 전쟁의 한복판에서 '내 집'을 외친 '1인 가구'로서 무주택자들의 애환이 담긴 '영끌', '몸테크' 등 신조어들을 웃프게 담아내고 있다. 결국 운명처럼 원하던 집을 발견하고 그 집에서 그녀가 원하는 인생을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한 당찬 포부도 엿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집으로 '몇 억을 벌었네', '몇 억을 잃었네'라는 소리를 하고, 전월세로 구한 사람을 땅을 치고 후회했다고 하는 이야기들은 이 책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전염병으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아웃 도어'에서 '인 도어'로 바뀐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집 꾸미기에 몰두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점차 바뀌어간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다시금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끝없이 더 나은 삶, 더 나은 환경, 더 나은 집을 향해 고군분투 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건 더 나은 행복일테니깐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처음부터 작가는 자신이 찾던 집에서 원하던 행복을 얻었다고 하지 않는다. 여전히 그녀의 삶은 그 집과 두 마리의 고양이 그리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살았다고 한다. '내 집'이 생기면 보상처럼 따라올 것 같았던 그녀의 '더 나은 삶'은 자동적으로 따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자취 14년차만에 드디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그녀는 '오늘도 최선을 다해 느긋한 하루를 보내자'고 말한다. 결국 그녀가 원하던 행복이라는 건 단순히 '내 집'이 아닌 '내 집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느끼고자 하는지' 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하나 둘 놓자 그녀는 그제서야 보였다고 말한다. 온전하게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 더 이상 자신의 집을 관망하는 대상이 아닌 온전히 그 집에 동화 되는 것. 그것이 그녀가 결국 '내 집' 마련을 한 이유이자 원초적인 행복이기 때문이다.


설령 이렇게 힘들게 마련한 내 집의 집값이 어느 날 폭망한다해도 내 인생과 행복까지 함께 폭망하진 않을 것이다. 사실 집값이 폭망하기도 어려운 지금, 집이 아닌 다른 것으로 나만의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만큼 즐거운 인생이 어딨을까. 물론 '내 집' 마련만큼 또 기분 좋은 일이 어딨겠느냐만.


그래서 난 오늘도 부동산 뉴스에 조금이라도 귀 기울여보고 청약을 노려본다. 물론 지금 '내 집'이 아닌 곳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무한한 행복을 느끼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 집'을 마련한다면 지금보다 플러스 알파의 개념으로 좀 더 다른 행복을 느낄 수도 있으니말이다. 어찌하겠는가. 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고 여기를 떠날 생각이 없는 것을.



ps. 작년부터 이미 '1인2묘 가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그녀답게 책 안에는 그녀만의 감성들로 가득하다. 인테리어 before & after와 빼놓을 수 없는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 등 이 자체로도 이 책의 재미는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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