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혁 학생을 칭찬합니다
학생들을 차별 없이 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저는 임지혁 학생을 칭찬하고자 합니다.
임지혁 학생은 석박통합과정으로 3월에 입학하였습니다. 이제 1학기차인 것이죠. 식량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있는 친구여서 입학을 허락하였습니다.
농업에 대한 관심이 지극했습니다. 왜 곡물에 관심이 있느냐고 했더니, '축산도 다른 식량도 결국 다 곡물이더라고요. 사료도 곡물과 식물이고, 미래에는 고기도 식물로 만들게 될 것 같고요.'라고 대답했습니다.
학부 졸업생이 갖기 힘든 탁월한 생각이었습니다. 무엇에 관심이 있느냐고 했더니, 육종에 관심이 있고 야생벼에 관심이 많답니다. 그렇지요, 향후 미래에는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기후가 찾아올 것입니다. 식물에게도 마찬가지겠지요.
우리 연구실은 극단적인 고온, 저온, 해수면 상승에 따른 염해, 인산비료 고갈에 대비한 극단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작물의 재배 방법에도 극단적인 해결법을 제시할 수 있는 식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관심을 가진 친구죠.
다행히 우리 연구실은 제가 국제벼연구소에서 연구하던 중 관심을 갖게 된 핵심 야생벼 집단이 있습니다. 서울대 측에서도 오랫동안 보관했던 야생벼도 취합하여 함께 유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극단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응을 해야죠. 상당히 무모한 도전이길래, 각별한 마인드셋을 가진 학생이 필요합니다.
임지혁 학생은 이번 모내기에서 처음으로 책임을 지고 계획을 하고, 그것을 학생들과 나누었습니다. 당연히 처음이라 엄청나게 고생하고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임지혁 학생이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 나이일 때 그렇게 못했습니다. 자랑스러운 육종학자가 되어 어려운 세상에 등불이 될 수 있는 학생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