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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지 Jun 29. 2020

유럽 우유는 왜 싸고 맛있을까?

1리터에 1000원입니다!

우유코너에 들어왔다. 무심하게 내뿜는 찬기운과 함께 1유로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표, 그리고 처음 보는 다양한 종류의 우유가 진열되어 있다.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자.

butter milk: 우유에 유산균을 접종하고 발효시켜 영양가가 많다고 인식된다.
skimmed milk: 지방을 0.1% 이하로 제거한 무지방 우유
xtra milk: 비타민, 칼슘, 엽산을 추가한 우유
lactose free milk: 우유 소화력이 약한 사람을 위한 우유
organic milk: 오가닉 인증마크가 있는 더 건강한 우유
protein mlik: 단백질 함량(50%)을 높인 우유
soya, almond mlik: 식물성 재료인 콩이나 아몬드를 사용해 만든 우유


우유는 왜 진하고 맛있을까

현재 아일랜드는 드넓은 초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에서 자란 젖소의 우유로 만든 치즈와 버터, 분유, 프로틴 파우더는 아일랜드의 자랑이다. 깨끗한 초원에서 1년 365일 방목하는 등 동물 복지에도 신경 쓴다. 울타리 없이 마음껏 좋은 목초를 뜯어먹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는 젖소에게서 나오는 우유는 얼마나 신선할까.


목초와 좋은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기후와 환경, 아일랜드에서 생산하는 우유와 유제품은 질이 좋다는 국제적인 소비자 인식도 한 몫한다. 실제로 인적이 드문 곳을 가보면 초원에 양이나 말, 소가 방목되어 키워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일랜드 유제품이 우수한 품질로 정평이 난 다른 이유는 동물 복지 이외에도 ‘디지털 낙농업(Digital Dairy)’ 시스템을 구축하여 동물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전자 시스템으로 목장의 풀 상태를 체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건강한 젖소에서 만들어진 우유는 ‘저온살균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우유는 대부분 초고온 살균으로 단백질이 많이 없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진한 맛이 떨어진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저온살균우유가 생산되어 선택적으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우유 대부분은 고온 살균법으로 나온 우유들이다.


우유가 저렴한 유럽

앞서 말한 것처럼 굉장히 많은 종류의 우유가 있지만 이 모든 우유의 가격의 1리터당 1500원을 넘어가지 않는다. 가장 기본이 되는 프레시 밀크의 경우 75센트, 즉 1000원이다. 3리터를 산다고 가정한다면 2유로(약 2600원)로 리터당 가격은 더 저렴해진다. 그렇다면 기본 1리터가 2000원을 넘어가는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왜 가격차이가 날까?


일단 한국의 원유 조달비용은 L당 1034원으로 일본(1044원)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뒤는 미국(479원) 유럽연합(448원) 뉴질랜드(397원) 순이다. 최근 뉴스 기사 중 세계에서 가장 비싼 한국의 원유값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젖소를 키워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업은 아무나 못 한다. 젖소 65마리를 키워 연간 1t의 원유를 생산하는 농가를 기준으로 진입 비용은 최소 15억~20억 원이다. 정부로부터 생산량을 할당(쿼터제) 받아야 하는데 안되면 기존 농장에서 ‘원유를 생산할 권리’를 사야 한다. 이 때문에 원유 1t을 더 생산하려면 쿼터 값에다 젖소, 땅값, 시설비, 사료비까지 총 20억 원이 더 들어간다. 반면 유럽 내에서는 유럽연합을 통해 쉽고 안정적인 수출 통로를 이미 확보하고 있고, 가족이 직접 운영하는 농장이 많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질도 좋은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368853


한국에서도 대형마트의 우유를 사 먹기보다는 돈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정기배달을 통해서 진하고 고소한 우유를 찾아서 먹었다. 유럽에 와서부터는 저렴한 가격에 풍미 깊은 우유를 사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한동안 우유를 매일 먹었다. (물론 빵도 함께^^)

그러다 최근에는 유통기한이 좀 더 길고 새로운 식물성 우유를 주로 섭취하다가 다시 동물성 우유로 돌아왔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우유를 마신다면 저렴한 가격에 진하고 깊은 풍미를 가진 우유를 먹었던 기억이 무척이나 그리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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