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짓은 쓸모없지 않나?'
가끔 내가 하는 활동들이 쓸모없는 짓이라 여겨질 때가 있다. 개인적인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몰두하는 문제들. 그것들에 대한 질문으로 서가를 뒤지고 글을 쓰고 또 다른 질문들을 생성하는 행위들. 이것들이 과연 무엇에 도움이 될 것인가? 생존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이 행위들은 자유로부터 나왔고 자유에 의해 움직인다.
그런데 진정한 의미에서 '쓸모있는 행위'란 무엇인가? 그런 것이 있기는 한가?
의미의 그물망들을 해체해보면, 쓸모란 결국 문화의 맥락과 상징체계에 의해서 정의된 것이고 절대적인 쓸모란 존재하지 않는다. 유전자에 내재한 생존 본능조차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해석과 의미부여에 달려있다.
우리는 기호로 이루어진 세계만을 인식할 수 있는 뇌구조를 가지고 있다. 진화의 선물인 우리의 뇌가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있는가? 있는 그대로의 실상이란 '모름'에 영역에 있다. 말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밖에 없다.
'이런 짓은 쓸모없지 않나?'하는 생각이야 말로 쓸모 없는 것.
그런 질문들 때문에 의미의 거미줄에 자유가 묶인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려면,
그물의 줄기를 하나하나 보고 알고 통과할 것!
깨어나 바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