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8
아가야,
하루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자면서도
혼자 자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아
엄마 품에서야 깊이 잠이 드니
가끔은 걱정이 되기도 한단다.
그래도 잠들 때의 너를 보면
당연하다는 얼굴로
더 안아달라, 더 흔들어달라 말하는 것 같아
엄마는 힘들기 보다는 그 표정이 참 고맙고 기쁘다.
아가야,
어느 것 하나 미안해하지 말고
지금은 사랑을 당연하게 받아도 된단다.
네가 눈을 뜬 순간부터 가진 것들을
그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가렴.
하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물 한 잔도, 쌀 한 톨도
모두가 행운이고 기적이라는 걸.
세상에는 당연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날이 온다는 걸.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은
너에게 아주 소중한 준비란다.
당연한 것을 충분히 받아본 사람만이
그 당연함이 사라졌을 때에도
욕심내지 않고,
나눌 줄 알고,
더 귀하게 다룰 수 있으니까.
그때는 오늘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조용히 세상에 보답하며 살아가렴.
지금은 그저
아무 걱정 없이
기쁘게 자라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