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민족의 영산을 다녀오다.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제 14편

by 원 시인

태백산을 오르다 – 여유를 배우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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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이번에는 태백산을 다녀왔습니다.

2024년 6월 28일 금요일.
아침 7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해
오후 1시에 하산했습니다.


유일사에서 시작된 고요한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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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은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지만,
저는 유일사에서 시작해 당골광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 무료로 주차하고,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도 많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만의 산행을 즐길 수 있었죠.

출발부터 약간의 경사가 있지만
몸풀기 삼아 천천히 걸어봅니다.
이내 태백사가 나타나고,
유일사까지의 중간 지점에서 한 번 쉬어갑니다.


햇살이 머무는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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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의 길은 걷기 좋지만
결코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완만한 듯 이어지는 경사가
조금씩 체력을 시험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풍경이 있습니다.
나무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순간.

유일사까지 1.1km.
숲속 그루터기에 앉아 쉬고 있는데
젊은 커플이 지나가길래
사진도 찍어주고,
저도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산에 오를 때
검은색 옷은 사진이 잘 안 받는다는
작은 깨달음도 함께요.


주목과 함께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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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주목나무를 지나
숨을 고르며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등산로에서 100m 정도 내려가면 유일사가 있지만
힘들기도 했고, 공사 중이기도 해서
이번에는 그냥 지나쳤습니다.
내려올 때 들르려 했지만
당골광장으로 하산하면서
이 만남은 다음으로 미뤄둡니다.

유일사 방면에서 오르면
정상까지 약 4km,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입니다.


“왜 사서 고생을 할까”라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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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왜 이 더운 날,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고 있지?”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됩니다.
나는 이미 강원 20대 명산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나무 사이로 태양이 열리고,
문득 겨울의 태백산 설경을 떠올려봅니다.
태백산은 겨울도 참 아름다운 산이죠.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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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주 한라산의 구상나무처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주목 또한 점점 고사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푸른 하늘 아래
고사목이 된 주목을 바라보며
자연을 지키는 일이
결국 우리의 몫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장군봉, 그리고 천제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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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567m.
태백산에서 가장 높은 장군봉에 도착합니다.

주변 산들을 설명해 놓은 안내판 덕분에
시야가 더 넓어집니다.
운탄고도도 보이네요.

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가는 길,
뒤를 돌아봅니다.

인디언들이
말을 타고 가다 뒤를 돌아본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영혼이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하죠.

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빨리 가는 것보다
가끔은 뒤를 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천제단에서 만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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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의 환영을 받으며
천제단에 도착합니다.

천제단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무례로
신성한 공간이 닫혀버린 현실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이 날의 하늘은 충분히 보상이 됩니다.

노년의 부부가
나란히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저 역시
이날의 태백산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남겼습니다.
나름의 인생샷입니다.


아직 남아 있는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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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를 위해
시작한 산행이 어느덧
14좌 완성,
이제 6곳이 남았습니다.

급하게 가지 않으려 합니다.
빨리보다
천천히, 그러나 끝까지.

천제단에서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이야기는
다음 기록으로 남겨두겠습니다.

행복한 태백산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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