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봉, 운해 속을 걸으며 만난 투구꽃에 반하다.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제16편

by 원 시인

오대산 노인봉 최단 코스|진고개 휴게소 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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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를 위해
오대산 노인봉을 찾았습니다.

오대산은 비로봉·천왕봉, 그리고 계방산까지
여러 번 올랐던 산이라 익숙했지만,
노인봉은 또 다른 표정으로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언젠가는
진고개 탐방지원센터 → 진고개 → 소금강으로 넘어가는 길도
꼭 걸어보고 싶습니다.
(홍천 내면 탐방지원센터에서 명개리·열목어·두로봉 코스도 ‘희망사항’으로 남겨두고요.)


출발 정보|진고개 휴게소(최단)로 시작


일자: 2024년 9월 18일

출발: 오후 1시 15분

코스: 진고개 정상 휴게소 ↔ 노인봉(왕복)

거리: 왕복 8.2km (편도 4.1km)

고도: 진고개 약 960m → 노인봉 1,338m
→ 약 378m를 완만하게 올리는 코스

계산상 “완만”한 편이지만,
산은 늘 변수(비, 바람, 미끄러움)가 있으니
저는 4시간으로 여유 있게 잡고 출발했습니다.


초반 0.9km는 평원 같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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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나무계단으로 가볍게 열리고,
조금만 오르면 동대산도 보이고
진고개 휴게소의 넓은 주차장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진고개 일대의 고위평탄면은
다른 산과 달리 풍경이 특이한데,
예전에는 고랭지 채소 재배지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반가운 손님들.
산길에서 만나는 야생화는
제게 늘 비타민입니다.


가장 힘든 구간은 ‘0.9km 이후 계단 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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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봉 최단 코스의 핵심은 딱 이것입니다.

0.9km까지: 거의 평지

0.9km 이후 약 1km: 가장 힘든 계단·돌계단 구간

그 이후: 능선 트레킹처럼 비교적 평탄

비가 오고 난 뒤라 돌계단은 더 미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등산화 필수
✅ 가능하면 스틱 추천
✅ 비 온 뒤에는 특히 미끄럼 주의

저는 계단 오를 때
“바닥만 보고 한 칸씩” 가는 편인데요.
신기하게도 그렇게 가다 보면
어느새 계단의 끝이 나옵니다.

그리고 계단 중간에 반가운 표식,
#안전쉼터.
심혈관계 질환 사전증상 안내와 자가 체크리스트도 있어
‘국립공원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능선길의 선물|투구꽃, 흙냄새, 그리고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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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지나면
길은 갑자기 트레킹 코스처럼 부드러워집니다.

비가 그친 뒤
숲의 냄새가 확 올라오는데,
이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흙은 질퍽했지만
그 질퍽함마저도 “비 온 뒤의 산” 느낌을 완성해 줍니다.

#투구꽃

#산구절초

#참취꽃

그리고 능선에서 피어나는 운해

걷다가 600m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면
“이제 정상은 급경사겠구나”
괜히 겁을 먹게 되죠.


노인봉 정상(1,338m)|1시간 40분 만의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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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봉삼거리를 지나
마지막 200m는 경사가 제법 있습니다.
양옆으로 철쭉나무가 보이니
산철쭉 피는 계절에도 꼭 다시 오고 싶어 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정상.

안갯속에서
노인봉 정상석이 앞면과 뒷면으로 반겨줍니다.

잠시 후,
진고개 방향으로 운해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날이 좋은 날에는
경포대·삼양목장·황병산·용평리조트까지 보인다고 하니
**“맑은 날 재도전”**은 예약해 둡니다.


하산|숲의 초록이 가장 짙었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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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은 훨씬 쉽지만,
비 온 뒤라 돌이 미끄러워
오히려 더 긴장하며 내려왔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 장면이 있었어요.

해가 나무에 비치고,
소나기 그친 숲 냄새가 올라오던 그 순간.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아도
기억은 오래 남습니다.

0.9km 지점(계단 시작점)까지 내려오면
“다 내려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요약|노인봉 최단코스 핵심만 정리

20240918_164137.jpg 강원 네이처로드 포토존

진고개 휴게소 출발: 주차 넓고 무료, 휴게소·매점 있음

힘든 구간은 딱 한 번: 0.9km 이후 계단 약 1km

이후는 평탄한 능선 트레킹에 가까움

비 온 뒤에는 돌계단 미끄러우니 등산화·스틱 추천


노인봉은
‘힘들게 인증하고 내려오는 산’이라기보다,
비 그친 숲과 운해를 안고 내려오는 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