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2편
강릉 괘방산,
두 번째 걸음은 바다 쪽으로 향했다.
첫 산이 고향이었다면
두 번째 산은
조금 더 멀리 가보고 싶었다.
강릉 괘방산은
이름부터 낯설었다.
지도에서 먼저 찾아보아야 하는 산,
강릉에 사는 분들조차
“괘방산이 어디야?” 하고 되묻는 산.
하지만 막상 길 위에 서니
이 산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생각보다 솔직했다.
괘방산 정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삼우봉이었다.
빨간 모자가 놓인 포토존,
인생샷으로 유명한 자리.
괘방산 삼우봉에 서면
왜 이곳이 사진보다
직접 와야 하는 자리인지 알게 된다.
왼쪽으로는 바다,
오른쪽으로는 강릉 시내,
멀리로는 대관령과 백두대간.
아직 백두대간에는
눈이 남아 있었고,
그 위로 봄 햇살이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다.
산과 바다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풍경.
강릉에서 산을 오른다는 건
확실히 조금 다른 감각이었다.
나는 최단 코스를 택하지 않았다.
안인진 안보체험 등산로에서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을 골랐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길은 생각보다 부드럽게 이어진다.
600미터쯤 오르면
능선을 걷는 기분이 든다.
괘방산의 장점은 분명하다.
걷는 내내
왼쪽에는 바다,
오른쪽에는 도시와 산들이 함께 펼쳐진다.
산이 풍경을 가르치지 않고
겹쳐서 보여주는 산이었다.
삼우봉으로 가는 길에는
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괘방산 산성.
고려 시대에 쌓아 올린 흔적이라고 한다.
말없이 남아 있는 돌들 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
이 바람에는
숲의 냄새와
바다의 기운이 함께 섞여 있었다.
괘방산은
자기 이야기를 크게 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풍경으로 말해준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등명낙가사 방향이었다.
1.7km, 내리막길이라
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올라올 때는 힘들었을 길이
내려갈 때는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길이 된다.
푸른 바다를 곁에 두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는 길.
등명낙가사 일주문을 지나
소나무 숲길로 들어서면
‘솔향 강릉’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김광석의〈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문득 떠오르는 길이었다.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해
11시 37분,
등명낙가사 일주문에 도착했다.
여유 있게 걷고,
여유 있게 내려온 산행.
두 번째 인증은
첫 번째보다 조금 익숙했고,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홍천 남산이
“시작하라”라고 말해준 산이었다면,
강릉 괘방산은
“이제 너의 리듬으로 가도 된다”라고
말해주는 산 같았다.
나는 그렇게
강릉 괘방산에서
2024년의 두 번째 페이지를 넘겼다.
산은 늘
다음 산을 보여준다.
바다를 곁에 둔 산을 내려오니
이제 다시
강원의 안쪽으로 들어갈 차례다.
다음 산에서는
또 어떤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