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가마솥에서 피어오르던
옥수수 냄새.
그 맛은 엄마의 손맛이었고,
소마저 기다리던 그리운 계절이었다.
홍천은 찰옥수수로 유명한 고장이다.
여름이면 축제가 열리고,
읍내 장터에는 삶은 옥수수 향이 퍼진다.
하지만 내게 옥수수는 단지 간식이 아니었다.
그건 마당의 추억이고,
엄마의 손맛이었고,
아버지의 소를 위한 배려였다.
개울에서 물놀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검은 가마솥에서 옥수수가 익어가고 있었다.
그때는 그저 배고파서 맛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엄마가 나를 위해 준비한 여름의 정성이었다.
올해, 나는 내 밭에 옥수수를 처음 심었다.
그 씨앗을 심으며
문득 오래된 기억이 되살아났다.
아버지가 지게에 옥수수를 베어 오시면
우리 가족들은 모두 모여 껍질을 벗기고,
엄마는 가마솥에 물을 올리셨다.
삶아진 옥수수는
손에 들고 마당을 돌아다니며 먹으면 더 맛있었다.
그리고 꼭, 다 먹은 옥수숫대는 소의 여물통에 넣어야 했다.
아버지는 작두로 옥수숫대를 썰어 소에게 주셨고,
엄마는 사람을 위해,
아버지는 짐승을 위해,
그렇게 여름을 준비하셨다.
그 모습이
이제야 아침부터 그립다.
옥수수는
입으로 기억되는 음식이 아니라
마음에 오래 남는 기억이었다.
지금 내 마당 옆 옥수수는
어설프게 자랐지만,
비가 오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엄마가 늘 그러셨으니까.
옥수수를 손으로 쥐었을 때 한 손에 다 안 잡히고 벌어질 때
익어간다는 것도 알아간다.
처음이라 어색하고 어리버리하지만
내년에는 더 멋진 원농부가 되어 있으리라.
아버지가 옥수수를 키울 때 가족과 소를
생각하며 키워냈듯이
나에게
옥수수는 단지 여름 간식이 아니었다.
그건 사람과 소가 함께 기다리던 계절의 선물이었다.
그 작은 대 하나에도
정성과 정겨움이 담겨 있었다.
오늘은 그 맛보다
그 기억이 더 그립다.
#홍천휴 #찰옥수수 #여름간식 #엄마의맛 #마당의기억 #휴를만드는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