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휴 17편 <양지말 화로구이에 반하다>

by 원 시인

한여름.
홍천의 산과 계곡에서 마음껏 쉬었다면
저녁엔 어디로 가야 할까.

나는 이따금,
고향 냄새가 피어오르는 양지말 화로구이를 찾는다.


입구에 서 있는 키 큰 플라타너스 아래, 오래된 간판이 반긴다

“양지말 화로구이를 처음으로 시작한 집”


이 문구 하나에,
수많은 여행자의 입맛과
홍천 사람들의 정겨운 기억이 겹쳐진다.

불 위의 정성

불판 위에 고기가 올려지고,
노릇노릇 익어가는 그 사이
이야기가 피어난다.




고기는 어느새, 불꽃을 타고 추억으로 익는다.

철망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양념 돼지고기

고기냄새가 난다고

고기가 쉽게 탄다는 분들도 있지만

정말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이고

고기는 자주 뒤집으면서 익기도 전에 먹으면 좋다.

사실 이곳에서는

고기를 굽는 사람이 제일 많이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한여름 정원에 핀 배롱나무와 목수국, 야외 테이블

양지말 화로구이는 홍천의 대표적인 음식점이다.

특히 여름의 목수국과 배롱나무꽃이 예쁜
정원이 아름다운 집이다.
꽃이 피고, 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이 쉰다.

고기를 기다리는 시간조차도,
꽃과 함께하면
그저 행복한 찰나가 된다.

함께 먹는 맛

배롱나무 꽃이 예쁘게 피어난 풍경

고기는 혼자 먹지 않는다.
가족, 친구,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여야
비로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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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집에서는
매콤한 양념보다도
정이 더 깊게 배어 있다.


고기 먹은 후엔 꼭 냉면이나 열무국수를
얼음 둥둥 띄운 시원한 한 그릇이
여름날의 마침표 같다.

홍천의 맛, 홍천의 방식으로


내 고향의 맛은,
그 장소보다도
함께 나눈 시간이 남는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정성의 불 앞에서 가장 오래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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