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휴, 강원도 최초의 등대 주문진 등대에

강원도 최초의 주문진 등대에서 역사를 배우다.

by 원 시인


주문진 등대 — 바다는 늘 먼저 빛을 켰다

강원의 바다는 언제나 먼저 아침을 연다.
아직 마을이 깨어나기 전, 아직 항구의 소음이 시작되기 전,
바다는 가장 먼저 빛을 받아들인다.

그 빛의 시작점에 **주문진 등대**가 서 있다.

이곳은 강원도 최초의 등대다.
1918년, 동해를 오가는 배들을 위해 세워진 이 등대는
단순한 항로표지가 아니라,
강원 바다의 시간을 가장 오래 지켜본 증인이기도 하다.

등대는 벽돌로 지어진 구조물이다.


하얗게 칠해진 외벽 안에는,
근대의 기술과 식민지의 기억,
그리고 전쟁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6·25 전쟁 당시의 총탄 자국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워지지 않은 상처처럼,
그 흔적은 조용히 이 바다의 과거를 말해준다.

주문진은 일제강점기,
동해안 수탈의 거점이었던 침탈의 항구였다.
등대는 그 시절에도 불을 켰고,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불을 껐다가 다시 켰다.
누구의 편도 아닌 채,
그저 바다 위의 생명을 위해 자리를 지켰다.

그래서 이 등대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진다.
웅장해서가 아니라,
묵묵해서 존경하게 되는 풍경이다.

아침의 주문진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운이 좋은 날이면,
항구 위로 운해가 흐르고,
그 위로 일출이 천천히 바다를 연다.
산과 바다, 마을과 항구가
한순간 같은 높이에서 숨을 고른다.

그때의 주문진 전경은
관광지가 아니라 ‘풍경’이 된다.
사진을 찍지 않아도,
마음속에 오래 남는 장면이다.

나는 이 등대를 보며
강원의 바다를 이렇게 기억하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먼저 불을 켜는 곳.
상처를 숨기지 않고,
그 위에 하루를 다시 얹는 곳.


강원 휴의 바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먼저 빛을 켠 바다에서,
조용히 하루를 건네는 이야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