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휴, 해파랑길을 걷다, 앉다, 머물다.

해파랑길 양양 몽돌소리길에서 머물다.

by 원 시인


길이 바다를 만나는 곳, 해파랑길



부산 기장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지는 길.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거리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바다와 나 사이의 간격을 천천히 좁혀가는 일이라는 걸
이 길에서 배운다.

해파랑길은
늘 바다 곁에 있지만,
바다를 재촉하지 않는다.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은 채
같은 속도로 파도와 나란히 걷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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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의 정암해변에서 만난 해파랑길은
특별히 말이 없었다.
흔들의자도, 쌓아 올린 돌탑도,
바다를 가리키는 작은 표지판도
그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
“여기서 쉬어도 된다”
“아직 더 걸어도 괜찮다”
어느 쪽도 강요하지 않는 길이었으니까.

언젠가 이 길을
기장에서 고성까지 완주하고 싶다.
그날은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다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그저 걷기 위해서.


강원 휴의 바다는
보는 풍경이 아니라
걷다 보면 마음에 남는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