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휴, 거진항에서

거진항, 그리고 해변에 서다.

by 원 시인
거진항, 그리고 해변에 서다

고성 거진항

바다는 늘 같은 빛으로 열려 있지만,
항구에 닿으면 그 빛은 조금 달라진다.


거진항에 정박해 있는 어선


거진항에서는
바다가 풍경이 아니라 생활이 된다.
정박한 배들, 바닷물에 씻긴 선체,
줄에 묶인 시간들처럼 흔들리는 파도.

이곳에서는


여행자가 아니라

살아가는 사람의 리듬이 먼저 보인다.
그래서 거진항의 바다는
사진보다 냄새가 먼저 기억에 남는다.



바다는
마지막에

항구로 돌아온다.


거진항에서는
바다가 말이 많다.


배가 들어오고,
그물이 내려지고,
생선이

삶이 된다.


이곳에서는
바다가

‘쉼’이 아니라
‘일’이고
‘책임’이고
‘내일’이다.


나는 거진항에서
강원의 바다가
왜 깊은지 알게 된다.


그 깊이는
물의 깊이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온

깊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