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휴, 끝에서 시작되는 명파해변
대한민국 최북단 해변 명파해변에서
명파해변 — 끝에서 시작되는 바다
바다는 늘 시작처럼 보이지만,
명파해변에 서면 오히려 끝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대한민국 최북단.
지도에서 더 이상 위로 갈 수 없는 곳.
그래서 이 바다는 늘 조용하다.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쉽게 닿지 않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고성의 바다를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명파해변**을 찾는다.
멀어서 더 좋은 해변
명파해변의 가장 큰 특징은
‘멀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거리는 단점이 아니라
조용함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확실한 조건이 된다.
파도는 크지 않고,
바다는 말을 걸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받아준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이곳에서
말을 줄이고,
숨을 고른다.
“바다는 모든 것을 다 받아주어서
바다라고 불린다”는 말이
이곳에서는 유난히 실감 난다.
명파라는 이름
‘명파(明波)’.
밝을 명(明), 물결 파(波).
이름 그대로
빛을 머금은 파도가 들어오는 곳.
아침에는 윤슬이 먼저 말을 걸고,
해 질 녘에는 파도가 낮은 목소리로 하루를 정리한다.
해변 뒤로는
캠핑이 가능한 공간이 있고,
바로 앞에는 아트호텔이 자리한다.
숙박과 캠핑,
그리고 바다.
이 단순한 조합이
이곳에서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끝에서 만나는 쉼
나는 가끔
이곳을 ‘끝에 있는 쉼’이라고 부른다.
여행의 끝,
생각의 끝,
마음이 복잡해 더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울 때
이 바다는 뒤에서 등을 살짝 밀어준다.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지만,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게 해 준다.
강원 휴 · 바다는 이렇게 시작된다
명파해변에서
강원 휴의 바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곳은
화려하지 않아서 좋고,
조용해서 오래 머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사람이 바다보다 앞서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바다의 이야기들은
속초로,
양양으로,
강릉으로,
동해와 삼척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시작은 언제나
이 끝에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