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휴, 탁 트인 바다가 아름다운 동호리해변
멸치후리기 전통방식이 남았는 양양 동호리해변
동호해변, 바다는 함께 잡는 법을 기억한다
동해안의 해변을 떠올리면
우리는 먼저 여름을 생각한다.
파라솔, 튜브, 아이들의 웃음소리. 하지만 동호해변에 서면
바다는 조금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이곳의 바다는
놀기 전에, 함께 일하던 기억을 먼저 꺼내 보인다.
동호해변은
예부터 멸치 후리기가 이어져 오던 해변이다.
배 한 척, 그물 하나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바다로 함께 들어가
원처럼 그물을 당겨 오던 방식.
누군가는 바다에 들어가고
누군가는 모래 위에서 기다리고
누군가는 아이를 업은 채 그물을 붙든다.
고기는 그렇게
한 사람의 손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리듬으로 잡혔다.
그래서인지
동호해변의 바다는 유난히 탁 트여 있다.
시야가 넓어서라기보다
바다를 대하는 마음이 넓어서 그렇다.
날이 맑으면
멀리 하조대해변까지 시선이 닿는다.
수평선이 가로막지 않고
바다가 바다를 불러오는 풍경이다.
동호해변에서 나는
바다가 여전히 우리에게
함께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걸 배운다.
여름에는 물로,
가을에는 바람으로,
겨울에는 비어 있음으로.
그리고 봄이 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처음의 바다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