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휴, 바다에서 사람이 먼저 깨어나는 곳 남애항

강원도 3대 미항, 남애항 경매시장에서

by 원 시인


남애항, 바다에서 사람이 먼저 깨어나는 곳

남애항은
아침 해보다 먼저 사람들이 모이는 항구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이곳의 하루는
사람이 모일 때 비로소 시작된다.


경매가 열리면
항구의 공기가 달라진다.

고무장화를 신은 사람들이
물기 묻은 바닥 위로 모이고,
바다에서 막 올라온 생선들이
바닥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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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많지 않다.
손짓과 눈빛,
짧은 숫자와 고개 끄덕임.

여기서는
흥정보다 신뢰가 먼저 오간다.

바닥에 놓인 생선들 옆에서
할머니들은 쪼그려 앉아
자기 몫의 하루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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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고기를 고르고,
누군가는 생선을 나눈다.

이곳에서는
‘일’과 ‘삶’이
굳이 구분되지 않는다.

항구 한편,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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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낚는 모습이지만
자세를 보면
세월을 낚고 있는 것에 가깝다.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그 시간 속에는
이 항구를 오래 지켜온
시간의 무게가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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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은
강원도 3대 미항이라는 이름보다
사람 사는 항구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영화 고래사냥의 촬영지라는 사실보다,
지금도 매일 아침
이렇게 장이 서고
사람이 모인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강원 휴의 시장은
이런 곳에서 완성된다.

관광지가 아니라,
오늘도 살아 있는 삶의 현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