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숲을 나와 햇살 가득한 들녘으로 나서면,
누가 심지 않아도 길가마다 황금빛 등불을 켠 민들레를 만납니다.
밟히고 또 밟혀도 기어이 다시 고개를 들어
온 세상을 노란 물감으로 칠하는,
숲과 들의 가장 친밀한 친구입니다.
민들레는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천연 방어 기제입니다.
꽃이 지고 난 뒤 솜사탕처럼 변한 하얀 홀씨들은
바람에 몸을 실어 멀리 여행을 떠나는
'집착 없는 떠남'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또한 지표면에 찰싹 달라붙은 잎(로제트)은
추운 겨울과 사람의 발길을 견뎌내는
지혜로운 설계의 산물입니다.
민들레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고 해서 그 가치가 가벼운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행복할 줄 아는 그 긍정의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배워야 할 숙제임을 가르쳐줍니다.
민들레는 소박한 행복의
씨앗을 멀리 퍼뜨리는 전령사로 묘사되곤합니다.
사진 속 민들레 군락은 땅 위에 내려앉은 태양 같습니다.
숲해설가로 살아온 13년의 시간은 행복이 특별한 곳이 아닌,
지금 내가 딛고 선 이 길 위에서 발견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민들레는 말합니다.
행복은 특별한 정원에서만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당신이 지금 딛고 선 그 척박한 길 위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황금빛 축제를 열 수 있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