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령포가 고립의 시간이라면
장릉은 돌아온 시간입니다.
이곳에는
조선의 여섯 번째 임금
단종이 잠들어 있습니다.
폐위되었던 왕.
이름조차 지워졌던 시간.
그러나 세월은
권력보다 길었습니다.
단종은 사후 복위되었고
왕으로서의 예를 되찾았습니다.
그래서 장릉은
비극으로 시작되었지만
회복으로 완성된 공간입니다.
숲길은 낮게 열려 있고
경사는 완만합니다.
천천히 걸어도 좋고
멈춰 서도 괜찮습니다.
능침 앞에 서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청령포에서 느꼈던 무게가
이곳에서는 조금 가벼워집니다.
왕의 삶은 짧았지만
왕의 자리는 결국 돌아왔습니다.
사람의 권력은 잠시지만
시간은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
이곳은
“왕의 무덤”이기 전에
“시간이 복원된 자리”입니다.
영월은 그래서 깊습니다.
청령포가 상처였다면
장릉은 회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