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휴, 도시안의 시간 관풍헌

by 원 시인

관풍헌 – 도시 안의 시간

3.jpg?type=w800 관풍헌


관풍헌은 도시 안에 있다.
시장과 길 사이에
낮게 앉아 있다.


멀리서 보면
그저 오래된 건물 같다.


가까이 서면
기둥이 곧고, 처마가 깊다.

마루에 서면
바람이 먼저 들어온다.


이름처럼
바람을 보는 자리다.


이곳에서
한 왕이 머물렀다.

청령포가 강 안의 고립이라면
관풍헌은 도시 안의 고요였다.


지나는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고
멀리 차 소리도 스친다.


그러나 마루 위는 조용하다.

기둥은 말이 없고
바닥은 오래 닳았다.


관풍헌은
크지 않다.
그러나 무게가 있다.


왕의 시간은
강과 산에만 남아 있지 않았다.
도시의 한가운데에도
잠시 머물렀다.


지금은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마루다.
사진을 찍고
잠시 서 있다가 내려간다.


관풍헌은
과거를 붙잡지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 있다.

도시 안에서
조용히 시간을 지키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