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휴, 계절이 머무는 제이드가든

by 원 시인

제이드가든|계절이 머무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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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는
산이 있고,
강이 있고,
골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숨 쉬는 정원이
하나 있습니다.

제이드가든.


잠시 헷갈리는 순간

입구에 서는 순간
잠시 헷갈립니다.

이곳이 정말 춘천일까.

붉은 벽돌 건물과
담쟁이넝쿨,
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 같은 풍경.

계절은 분명 한국의 여름인데
공기는 조금 다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초록이 깊어집니다.


정원은 조금씩, 천천히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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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세로로 이어지고,
정원은 층층이 펼쳐집니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다른 장면이 나옵니다.

정원은
한 번에 보여주지 않습니다.

조금씩,
천천히 열어줍니다.

가운데 수로를 따라
물이 흐릅니다.

여름에도 시원하고,
비 온 다음 날이면
더 맑아집니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햇빛이 잔디 위에 내려앉습니다.

그 빛 속에
벤치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과하게 말하지 않는 꽃들

앉아도 좋고,
잠시 서 있어도 좋습니다.

수국이 피고,
원추리가 고개를 들고,
산수국이 조용히 색을 더합니다.

꽃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정원은 과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정돈되어 있습니다.

잘 가꾸어진 공간은
사람의 마음도 정돈시킵니다.

등나무 터널을 지나면
빛이 조금 부드러워집니다.

작은 분수와 조각상,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
사진은 잘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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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이드가든의 진짜 매력은
사진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입니다.


춘천의 속도를 닮은 곳

춘천 여행에서
이곳을 빼면
조금 아쉽습니다.

강과 산만 보고 돌아가기에는
춘천은
너무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을 닮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더해진 공간.
그 균형이
제이드가든의 힘입니다.


계절이 바뀌어도
이곳은 그대로입니다.

봄에는 새잎이,
여름에는 초록이,
가을에는 색이,
겨울에는 여백이.

그래서 제이드가든은
사계절 사이에 있습니다.


춘천을 천천히 걷고 싶다면
이 정원을 한 번 걸어보세요.


좋은 자리를 찾아
벤치에 앉아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시길.


춘천은
급하지 않은 도시입니다.

그리고
제이드가든은
그 속도를 닮았습니다.


원 시인의 ‘휴 한 줄’

정원은
조금씩 천천히 열리고
내 마음도
그만큼 정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