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그 말은 사실, 물을 뜻하는 게 아니라
도시의 마음이 물처럼 흐른다는 뜻에 가깝다.
의암댐 입구.
춘천으로 들어서는 길목,
도시의 ‘관문’ 같은 자리에
인어상이 앉아 있다.
봄 아침의 물빛은 유난히 부드럽다.
바람이 지나가면 결이 생기고,
햇빛이 내려앉으면 색이 바뀐다.
그 물 위로, 춘천은 조용히 자기 얼굴을 비춘다.
인어상은
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있으면서도
물에 닿지 않는 거리를 지킨다.
춘천이 늘 품어온 ‘쉼’의 간격이
그 자세에 남아 있다.
겹벚꽃이 피면 이 장면은 더 선명해진다.
핑크빛 꽃송이가 물 위로 늘어지고,
인어상은 꽃과 물 사이에서
말없이 계절을 받아낸다.
이 도시가 좋은 이유는
무언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이런 순간들이 아무렇지 않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도시가 자기 상징을
이렇게 조용한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춘천의 봄은
호수 둘레를 걷다가도,
이렇게 관문에 앉은 작은 조형물 앞에서도
충분히 완성된다.
누구에게나
춘천의 첫인상은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이 인어상이
“잘 왔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의암댐 입구의 인어상은
춘천의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