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호수는 늘 아래에 있지만,
해피초원목장에 오면
그 호수가 시야 한가운데 들어온다.
도시의 소리는 멀어지고,
하늘이 먼저 넓어진다.
여기는 ‘멋진 전망’을 파는 곳이 아니라
멈추어 앉을 이유를 주는 곳이다.
하얀 울타리,
완만한 언덕,
그리고 긴 나무 의자.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기보다
잠깐 앉아 숨을 고르기 위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춘다.
봄의 해피초원목장은
빛이 맑다.
호수는 푸르게 눕고,
산은 연한 초록으로 올라오며,
하늘은 과하게 파랗다.
그 푸른색 앞에서는
마음속 복잡한 생각들이
먼저 옅어진다.
가을의 해피초원목장은
색이 부드럽다.
풀빛은 낮아지고,
공기는 투명해지며,
멀리 보이는 산의 윤곽이
더 또렷해진다.
같은 장소인데도
계절이 바뀌면
풍경의 말투가 달라진다.
그리고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동물들과의 ‘교감’이다.
미니동물농장에 가까이 가면
양들이 고개를 내민다.
먹이를 받아먹는 모습은
느긋하고 순하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겁내기보다
“너 왔구나” 하는 듯한 표정이다.
도시에서는
우리가 늘 뭔가를 ‘해야’ 하는데,
목장에서는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진다.
동물들의 느린 호흡을 보고 있으면
나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해피초원목장은
춘천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휴’다.
호수와 산을 한눈에 담고,
동물들과 마음을 나누고,
사진 한 장보다
기억 한 장을 남기고 돌아오는 곳.
하늘이 넓어지면
마음도 조용히 풀리고
나는 조금
천천히 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