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휴, 배를 타고 들어가 만나는 청평사

by 원 시인

청평사|배를 타고 들어가 만나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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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봄은
호수 위에서 시작될 때가 있다.

소양강댐 근처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도시는 뒤로 물러나고
산과 물이 앞으로 나온다.

물길을 따라 깊어지는 시간.
그 끝에서 만나는 곳이
청평사다.


산이 품은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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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의 뒤편에는
오봉산이 서 있다.

바위 능선이 솟아 있는 풍경은
절집을 ‘조용한 골짜기’가 아니라
‘산이 품은 마당’처럼 보이게 만든다.

봄에는 벚꽃이 길을 열고,
절집의 기와는 하늘을 반사하며 빛난다.

흰 꽃잎 사이로 보이는 단청과 처마선은
사진보다 실제가 더 고요하다.


여름의 청평사, 또 다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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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청평사는
또 다른 얼굴이다.

계곡물은 시원하게 흐르고,
그늘은 깊어지며,
사람은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어든다.

청평사는 사계절이 있지만,
여름의 청평사는 특히
‘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이동이 아니라, 호흡을 바꾸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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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들어간다는 건
단순히 이동하는 일이 아니다.

마음을 천천히 정리하고
풍경에 맞춰
호흡을 바꾸는 일이다.

청평사에 도착해 마당에 서면
그제야 알게 된다.

이곳의 아름다움은 ‘멋’이 아니라
천천히 도착한 사람에게만 열리는
고요라는 것을.


원 시인의 ‘휴 한 줄’

배를 타고 들어가면
마음도 함께
조용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