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하지만 어떤 날의 춘천은
호수보다 먼저
시장 냄새로 기억된다.
풍물시장은 도로 옆에 있다.
지나가다 보면 그냥 스쳐갈 수도 있는데,
막상 한 발만 들이면
그곳은 ‘춘천의 생활’이 그대로 살아 있는 자리다.
시장에는 향기가 없다.
대신 냄새가 있다.
국밥의 김,
뭉터기고기의 고소함,
뜨거운 국물이 끓는 소리,
오래된 간판의 빛바랜 색감,
그리고 사람들의 말투.
그게 시장이다.
풍물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배고픔이 먼저가 아니다.
마음이 먼저 풀린다.
여기서는 누구도 멋을 부리지 않는다.
허세도 없다.
그냥,
오늘 하루를 살아낸 사람들이
따뜻한 것 앞에서
잠깐 쉬어갈 뿐이다.
뭉터기고깃집은
이 시장의 ‘힘’ 같은 곳이다.
한 점 썰어 입에 넣는 순간
말이 줄어든다.
잘 익은 고기에는
어떤 설명도 필요 없다.
[사진 3: 뭉터기고기 한 상/젓가락 디테일]
국밥집은
시장 골목의 ‘위로’ 같은 곳이다.
뜨거운 국물 한 숟갈이면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
“아, 이제 좀 살겠다.”
시장에서는
누군가의 사연이 특별하지 않다.
모두가 비슷한 하루를 살고,
비슷한 피로를 안고,
비슷한 마음으로 밥을 먹는다.
그래서 시장은 오히려 더 따뜻하다.
풍물시장은
여행지처럼 예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춘천을 ‘진짜’로 느끼고 싶을 때는
이런 곳이 필요하다.
관광지는 사진을 남기지만,
시장은 체온을 남긴다.
육림고개가 춘천의 ‘기억’을 걷는 길이라면,
풍물시장은 춘천의 ‘현재’를 먹는 곳이다.
사람사는 냄새는
결국 사람을 다시 살게 한다.
춘천의 휴는
호수 위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뜨거운 국밥 한 숟갈에서,
뭉터기고기 한 점에서,
골목을 채운 생활의 냄새에서
조용히 시작된다.
풍물시장은
냄새로 기억되고
체온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