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물은 늘 곁에 있고, 사람들은 물을 따라 걷는다.
그 춘천의 산책길 위에
새롭게 놓인 인도교가 있다.
이름부터 참 춘천답다.
사이로 248.
사이로 248은 길이 248m다.
하지만 이 다리의 진짜 길이는
숫자 안에 숨어 있다.
2(둘)이
4(사이좋게)
8(팔짱 끼고)
걷자.
이런 스토리텔링을 가진 다리는 흔치 않다.
기술로 만든 구조물인데,
사람의 마음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춘천이 새 관광명소를 만드는 방식이
“멋있게”가 아니라
“다정하게”라는 걸 보여준다.
봄의 공지천은 말 그대로 ‘벚꽃비’가 내린다.
걷다 보면 꽃잎이 어깨에 앉고,
다리 위에서는 물빛까지 분홍으로 물든다.
그날의 사진은 풍경보다도
함께 걷던 사람의 표정이
더 오래 남는다.
여름의 공지천은 오리배가 지나간다.
물 위에 떠 있는 웃음소리,
해 질 무렵의 바람,
그리고 다리 위를 천천히 걷는 발걸음.
춘천의 여름은 덥지만
이 길에서는 이상하게 마음이 시원해진다.
가을의 공지천은 단풍이 어울린다.
나무가 색을 바꾸고,
물은 더 깊어지고,
빛은 낮아진다.
그 계절의 다리 위를 걸으면
‘오늘의 춘천’이 아니라
‘내가 기억할 춘천’이 만들어진다.
사이로 248은
거창한 관광지가 아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있다.
그냥 같이 걷는 시간.
춘천은 그 시간을 위해
다리 하나를 만들었다.
육림고개가 과거 춘천의 번화와 만남을 품고 있다면,
사이로 248은 오늘의 춘천이
선택한 새로운 만남이다.
약속은 더 가벼워지고,
걷는 시간은 더 중요해졌다.
춘천의 미래는
이런 다정한 길 위에서 자란다.
둘이 사이좋게
팔짱 끼고 걷는 길이
춘천의 미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