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이야기로
영월이 핫한 관광지가 되었다.
특히 청령포는 매표시간도 배를 타는 대기시간도
몇 시간이 지나도 기다리는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영화로 뜨기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영월을 참 좋아했다.
쳥령포가 아닌
한반도지형, 판운 섶다리, 요선암, 법흥사로
영월의 숨은 매력을 함께 소개합니다.
강은 서두르지 않는다.
산 사이를 돌아 흐르며
스스로 길을 만든다.
영월의 강이 그렇게 돌다 보니
한반도의 모양을 닮은 땅이 남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작은 반도가 강물 위에 떠 있다.
동쪽의 산맥과
서쪽의 넓은 모래밭까지
묘하게 닮아 있다.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강이 시간을 들여 만든 풍경이다.
강은
지도를 그리듯
천천히 땅을 빚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풍경이 아니라
시간을 내려다보게 된다.
강을 건너기 위해
사람들은 다리를 만들었다.
나무를 세우고
가지와 흙을 얹어
물 위에 길을 놓았다.
판운 섶다리는
해마다 다시 만들어지고
다시 사라진다.
봄이 오면 철수하고
겨울이 오면 다시 놓인다.
그래서 이 다리는
영원한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의 삶처럼
계절을 따라 생겨났다 사라지는 길이다.
강 건너에는
메타세쿼이아 숲이 서 있다.
바람이 불면
나무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고
다리 위를 건너는 발걸음도
조용해진다.
판운 섶다리는
강 위에 놓인 길이 아니라
사람과 강이 함께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다.
주천강에는
이상하게 생긴 바위들이 놓여 있다.
물에 깎이고
다시 깎이며
바위는 둥글게, 깊게, 부드럽게 변했다.
요선암의 바위는
마치 누군가 조각해 놓은 것처럼
기묘한 형태를 하고 있다.
물은
바위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저
수천 년 동안
조용히 닿았을 뿐이다.
그래서 요선암에서는
강물이 만든 조각을 보게 된다.
사람이 만든 예술이 아니라
시간이 만든 풍경이다.
산 깊은 곳에
조용한 절 하나가 있다.
법흥사다.
이곳은
우리나라 다섯 곳뿐인
적멸보궁 가운데 하나다.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대신 부처의 사리를 모신 곳이다.
그래서 법흥사의 법당은
더 조용하다.
소나무 숲이 둘러싸고
계곡 물소리가 낮게 흐른다.
왕의 시간도
광부의 시간도
이곳에서는 잠시 멈춘다.
적멸보궁이라는 말은
깨달음 이후의 고요를 뜻한다.
그래서 법흥사에서는
무언가를 보려고 하기보다
그저 잠시 앉아 있게 된다.
산과 숲과 바람이
말없이 시간을 흐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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