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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endipity Jan 22. 2019

책: <미술이야기5>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명과 미술

양정무 지음


저는 평균보다 조금 심한 인터넷 검색 중독이기 때문에 새로 읽기 시작한 책이 얼마나 재미있느냐는 그 책을 읽는 동안 휴대폰이나 PC로 검색을 얼마나 하느냐로 판단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예종 양정무 교수의 <미술이야기> 시리즈는 정말 재미있는 책입니다.


이전 1-4권도 책을 읽는 동안에는 PC앞에 앉아 습관처럼 포탈 뉴스를 보거나 메일을 열어보거나 페북을 뒤적거리던 행동이 확 줄더군요.


특히 최근에 발간된 5권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르네상스시대의 피렌체를 다루고 있어서 책을 손에 잡은 후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어느덧 마지막 페이지 읽고 있었습니다.


"벌써 이번 강의를 마칠때가 왔네요. 다음 강의에서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국가들에서 태동한 르네상스 미술이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유럽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마치 주인공이 피흘리며 쓰러지는 결정적인 순간에 비장한 음악과 함께 <다음주 목요일에>라는 자막과 함께 끝나는 드라마를 보는 기분인데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요.


르네상스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여러 책을 통해서 얻은 조각지식이 있지만, 이번에 5권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피렌체의 경쟁도시인 시에나 대한 것입니다.


저자는 시에나의 시청사 회의실에는 암브로조 로렌제티가 그린 <The Allegory of Good and Bad Government> 라는 프레스코화를 소개해줍니다.


시에나를 통치하는 9명의 국무위원들이 회의하던 공간의 양 벽면에 <좋은 정부가 다스리는 나라의 알레고리>와 <나쁜 정부가 다스리는 나라의 알레고리>를 그려놓고 회의를 할때 마다 보면서 이들은 책임감을 느꼈을 겁니다.


이 그림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머리위에 써 있는 상징의 의미들은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Wikipedia에서 일부 그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정부 - 화합, 지혜, 정의, 평화, 용기, 신중, 관대, 절제, 정의

https://en.wikipedia.org/wiki/The_Allegory_of_Good_and_Bad_Government


*나쁜 정부 - 잔인함, 사기, 분노, 분열, 전쟁

https://en.wikipedia.org/wiki/The_Allegory_of_Good_and_Bad_Government


추운 겨울이라 부모님댁에 보일러도 놔드리고 싶지만 우리나라 국회에 이런 그림을 아주 크게 그려서 놔주고 싶네요.


<The effect of good goverment>라는 그림에서는 시에나 양식의 창이 있는 건물들이 있는 중세의 거리를 볼 수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The_Allegory_of_Good_and_Bad_Government


책장에 그동안 사 놓은 여행책자를 보니 이탈리아에 대한 책이 제일 많군요. 

아무래도 유럽 문화에 대한 초보자로서 제 관심이 그쪽에 많이 있었나 봅니다. 

이 중에서 유럽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유럽의 시간을 걷다 - 최경철 지음>과 <미술이야기 1~5 - 양정무 지음>을, 그리고 비엔나를 방문하기전에는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 박종호 지음>을 추천해드립니다. 


피렌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는데 역시 영화가 빠질 수 없습니다.

아마도 이 도시의 구석 구석 풍경을 잘 볼 수 있었던 영화는 일본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오글거리는 영화를 잘 못봐서 보지 않고 있다가 피렌체를 다녀온 이후 찾아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피렌체의 골목과 다리를 지나던 주인공이 참 부럽더군요. 두오모게 같이 올라가기로 약속한 여인네는 없지만 이렇게 몇 달 살아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또 요시마타 료의 아주 낭만적인 영화음악이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데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LwmwFZ6NdwQ


이 영화의 포스터에서는 두 주인공이 기마상이 있는 광장에서 마주보고 있고 배경으로 건물사이로 난 길 끝에 두오모가 잘 보입니다.

이 광장은 알쓸신잡에서 김영하씨가 찾아갔던 <인노첸티> 고아원이 있는 안눈지아타 광장입니다. 

포스터에서 보이는 두오모까지의 길은 <비아 데이 세르비>로 양정무 교수는 피렌체에 간다면 두오모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길이라면서 꼭 걸어보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책을 읽고 나면 직접 가보고 싶은 생각이 불쑥 들지요. 

이전에 피렌체 여행을 하면서 머물렀던 한인민박집에서 의학책들이 책장에 있는 것을 보고 놀란적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프로이드 책까지 있었는데 물어보니 원래 집 주인이 의사였다고 하더군요. 아마 정신과나 신경과 의사였던 모양입니다.


언제 한번 다시 이 집에 머물면서 시간때문에 올라가지 못했던 두오모 꼭대기를 올라가고 시에나도 가보고 싶어집니다.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로 중부 이탈리아의 소도시 여행을 하는 꿈을 언젠가 이루기를 바라면서 피렌체 대성당앞에서 재즈 베이시스트 최준혁씨가 현지 거리의 악사들과 즉흥연주로 Autumn leaves를 연주하는 것을 다시 찾아서 감상해 봅니다.

https://youtu.be/7t3xBqAWLaU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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