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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endipity Jan 22. 2019

스윙키즈, White nights  (2018)

 강형철, 2018 / Taylor Hackford, 1985

음악을 좋아하고 소설을 좋아하며 그림을 좋아한다면 종합예술이라고 학교에서 배웠던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중에서도 음악영화의 매력을 빼 놓을 수 없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편이다.


올해가 가기전에 레이디 가가 주연의 <A STAR IS BORN>을 꼭 보고 싶었으나 요즘에는 잠깐 멍하고 있으면 어느새 아쿠아맨 같은 영화들이 스크린을 장악해버리기 때문에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치게 된다.


역시나 마감에 쫒겨 리뷰를 한편 쓰다가 이 영화는 볼 수가 없었고, 대신 요즘 평이 좋은 <스윙키즈> 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사진을 보고 상상의 이야기로 탄생한 뮤지컬 <로기수>가 원작이라고 한다. 감옥이나 고아원, 빈민가 등 어려운 환경에서 오케스트라나 밴드를 만들어 성공하는 전형적인 플롯으로 만든 영화의 경우 잘 만들지 못하면 아주 평범한 작품이 되기 쉽다. 


<스윙키즈>는 탭댄스와 아이돌 가수가 포함된 개성있는 주인공들 (연기력 여부는 차치하고) , 유머 등을 적절히 섞어 비교적 재미있게 만들어진 영화이다. 다만 다른 비슷한 형식의 영화와 다른 점은 시대적 상황과 공간이다.


13만명이 넘는 포로가 수용되어 반공과 공산으로 나뉘어 살육이 벌어지곤 했던 또 하나의 전쟁터였던 거제 포로수용소. 그냥 탭댄스와 유머만으로 전개하기에는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이념대결과 그 결과가 너무 참혹했기 때문이다. 


몇 년전 아이와 함께 거제포로수용소를 방문하면서 아직도 남아있는 무거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영화장면에서 나오는 개방된 화장실도 재현되어 있다. 

아마 감독은 이영화를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지 무척 고민을 했을 것이다. 

아무튼 Benny Goodman의 Sing, sing, sing에 맞춰 신나게 탭댄스를 추는 마지막 장면은 한국영화에서 보기드문 댄스 장면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가 한편 있었다. (내 나이 또라면 잘 알 듯, 애들은 가라...^^)


바로 Talyor Hackford 감독의 1985년 영화 <백야 White nights>.



이 감독으로 말할 것 같으면 사관과 신사, Aginst all odds의 감독, 그리고 La bamba를 produce한 80년대 초반 꽤 잘나가는 분이었다. 


내 기준은 영화음악이다.^^ 


Joe Cocker와 Jennifer warnes의 "Up where we belong",

Phil Collins의 "Take a look at me now", 

Los Lobos의 "La bamba" 등 당시 매일 라디오에서 나오던 음악들이다. 

백야에서도 Lionel Riche의 "Say you, Say me", Phil Collins의 "Separate lives"와 같은 주옥같은 명곡이 등장한다.


이 영화가 스윙키즈와 오버랩 되는 것은 바로 탭댄스 그리고 이념대결 같은 것들이다.


실제 러시아의 유명 발레리노인 Mikhail Baryshnikov와 탭댄서 Gregory Hines가 주연이었는데 젊은시절 청순한 Isabella Rossellini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백야에서는 역시 춤 장면이 압권이다. 

영화시작의 발레 장면 (의자를 밟고 넘어가는 이 장면이 모 신발 광보보다 먼저였는지 확실하지 않다.), 

텅 빈 러시아 극장에서 Vladimir Vysotsky의 노래에 맞춘 강렬한 댄스장면, 

그리고 두 주인공이 마치 무술을 하듯이 같이 춤을 추는 장면 등...


그 중에서도 스윙키즈와 연관된 장면이라면 역시 Gregory Hines가 혼자서 탭댄스를 추는 장면이다. 

https://youtu.be/VbxI3K8GnpU

Cinema라는 말의 어원은 원래 "동작"이라는 희랍어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배우들의 연기 동작도 중요하지만 영화에서는 카메라의 움직임 또한 중요하다. (영화 이갸기주머니, 이효인 지음 1993 - 오랜만에 책을 꺼내들었다.^^)


스윙키즈에서는 마지막 댄스장면을 짧은 쇼트로 공간을 이동하면서 악단과 번갈아 대조를 해주는 식으로 매우 신나게 보여준다.


반면 백야에서의 탭댄스나 두 주인공이 같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비교적 테이크를 길게 가져가고, 카메라가 주인공의 움직임을 따라 패닝 또는 360도 회전하면서 주인공의 춤동작 뿐만 아니라 화면 자체가 매우 다이나믹하게 느껴지는 신을 만들었다. 


댄스영화의 측면에서는 두 영화의 차이가 바로 이 카메라 워킹에서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백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Gregory가 Mikhail이 제자리에서 얼마나 많이 돌 수 있는지 내기를 하는 장면이다. 


불가능 할것으로 생각하고 11바퀴에 11루블을 걸었던 Gregory에게 Mikhail이 하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Can you count it?" 


그리고 가볍게 11바퀴 회전을 하고 정신이 멍해진 Gregory의 돈을 집어간다.

https://youtu.be/02EvsGal-Wc

이 영화를 극장의 큰 화면에서 다시한번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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