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내재화 하는 일
tvN의 <알쓸별잡> 시리즈를 좋아하면서도 다 챙겨보는 편은 아니다. 내가 편성 시스템보다 OTT에 익숙해진 탓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전문가’라는 권위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저항성이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보고 듣지 않는다고 저항하는 것은 아니다. 충돌이 선행되어야 하는 개념이 저항이기 때문에 저 셀럽들을 비롯한 지식인들의 개인 채널을 찾아보기도 한다.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나 <셜록현준>, <최재천의 아마존>, <조승연의 탐구생활>, <너진똑> 등은 내가 가끔 찾아보는 채널들이다.
모든 영상에 동의하고 공감하기 때문이 아니다. 가끔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이 정리되거나, 화자에게 어떤 언어적 습관이 있는지를 보게 된다. 그러면서 어떤 표현이 마음에 들었는지, 또 어떤 주장이 내 생각에 뒷받침이 될 수 있을지 참고하고 기억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니까 이러한 군중의 열광을 얻고 언어의 권위를 가지는 전문가의 이야기는 언제까지나 ‘참고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 정보를 흡입하고 증폭기처럼 따라하는 사람이 되라는 게 아니다. 정보를 수집하고 버리고 취하면서 ‘나의 언어’를 만들지 않는 이상, 사람은 자기 표현을 잃고 스스로 생각하는 일에 대해 게을러진다. 저 대단해 보이는 권위자들은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저 권위자들의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사실 더 큰 힘을 갖는다. 집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힘 말이다.
“저 사람이 이렇게 말했으니까 이게 맞아”가 아니라 “저 사람이 이렇게 말했는데, 나는 동의(혹은 비동의)해”라며 자기 생각을 관철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시사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전문가를 모아 놓고 아름답거나 거창하게 편집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하고,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편승되지 않고 사고력을 갖는 인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게 우리가 똑똑한 사람을 추앙하면서도 멍청해질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