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 Sep 10. 2024

업체 방문을 통해 느낀 점

최근 출장으로 한 업체를 방문했다.

특정 업체가 생각보다 재무상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어수선한 뉴스도 계속 들리고, 회사 사정이 어떤지 알 겸 해서 직접 방문하게 되었다.


업체 담당자의 설명과 회사의 시설, 회사 담당자분들에게 느껴지는 진실성이 많이 와닿았다. 물론 업체에 대한 중요 사안이 단순히 나의 기분이나 직감에 의해 판단되는 것은 아니나, 현장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기운이 주는 확신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특히나 제조업에서 잔뼈가 굵으신 임원분들과 대하면 본인의 업에 대한 자부심, 오랜 시간 난관을 극복하며 터득한 기술에 바탕한 장인 정신이 느껴지곤 한다.


먼가 진득한 국밥 한 사발처럼 현장에서 흘리는 땀에서 이것이 진정한 기술이자 전문성이 라구나 느낀다. 그에 비하면 금융권에서 말하는 금융인의 전문성이란 때론 느끼하고 허세가 가득하며 속에서 토해내고 싶을 때도 있다. 여의도에서 하는 여러 네트워킹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제조업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땀방울과는 내게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내 또래의 젊은 주니어들이 저녁 여의도 술집에서 알지 못하던 사람들과 형님 동생, 혹은 서로의 지인이라며 소개하곤 하며 그것이 능력이라고 한다. 일부는 해당 말이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느낀다. 분명 사람을 많이 사귀고 해야 서로 필요할 때 연락도 하고 하는 게 능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제조 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쩐지 내게는 좀 더 와닿는다. 몇 십 년 동안 한 분야에 머물며 고장 난 부품 장비와 씨름하고, 어떻게라도 기술을 개발하여 살아남으려는 그 모습을 보며 참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회사를 방문하며 진심으로 회사를 위해 일하시는 여러 관계자를 만나 뵌다. 그분들의 땀방울 하나하나가 참 귀하다고 느끼며, 내가 맡은 일을 절대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고 느낀다. 물론 그와는 별개로 일은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해야겠지만 그분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솔된 이야기에 내 삶도 많이 반추하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람과 네트워킹하며 유명인과 잘 아는 냥 허세를 부리는 것이 성공한 삶이자 내 전문성이라고 떠들고 다니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여의도 술자리를 더 멀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제조업 현장에서 느끼는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받은 여운이 좀 더 오래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생각해 보면 금융인들도 엄청 페이퍼 워크 하며 일해서 엄청나게 힘들긴 하다. 에휴… 아니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태생이 시골 사람이라 땀 흘리며 현장에서 일하는 그런 모습이 더 귀하게 느껴진다.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내가 느낀 여운이 잊히지 않도록 짧게나마 일기를 남긴다.



작가의 이전글 어머님과 부산으로 여행갈 결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