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4일이라는 말인가? 믿을 수가 없다. 1년을 계획한 유서가 꽉 채워지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 얼마나 어이없는 일이 있었냐면 자정이 다 되어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았다. “저기 혹시 퀵도 하시나요?”라며 묻길래 “아, 네 국밥 배달도 하고 배달 대행 기사도 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시죠?”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제가 음식을 받아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방법을 모르겠네요. 혹시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웃음이 나왔다. 우선 “손님, 그건 제 권한 밖에 일입니다. 혹시, 음식을 어디에서 받아서 어디로 가져다 드리면 되나요?”라며 한 번 물어봤다. “아, 네 남구 삼산동에서 중구 성안동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저 사람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전화번호는 카드 결제할 때 날아간 문자로 알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는 “혹시, 죄송한데 어디시죠?”라며 물었다. “저 아까 저녁에 삼산동에서 국밥 주문해서 먹었었는데요.” 우리 가게 손님인 건 알고 있었는데 어딘지가 궁금했다. 그냥 해주기로 했다. “아, 일단 주소 한 번 보내주시겠어요 이 번호로 문자 보내주세요.” 문자를 받고 삼산동으로 갔다. 가게에서 5km 정도의 거리였다. 벨을 눌렀다. 손님이 나왔는데 하는 말이 “아, 그게 아니라 성안동에서 음식을 받아서 삼산동으로 오셔야 하는데.” 분명 내가 듣기로는 삼산동에서 음식을 받아서 성안동으로 가져다 달라는 내용이었는데 ‘후, 할 수 없다.’ “손님 시간이 걸려도 조금 기다리고 있어 주세요.”라고 말하고는 성안동으로 갔다. 삼산동에서 성안동의 거리는 10km 정도 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도착해보니 날씨가 조금 추웠음에도 진짜 손바닥만 한 비닐봉지 하나를 들고서 남자 한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뭐냐고 묻자 하는 말이 “회 조금 남은 거요.” 하, 한 숨이 나왔지만 시간을 많이 소비해야 하니까 우리 가게 배달 앱 영업을 중단하고 다시 삼산동으로 가져다줬다. “손님, 이 상황은 진짜 말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다음번에는 이러시면 안 됩니다. 택시를 타고 반구동에서 손님 집을 경유해서 성안동을 경유하고 다시 손님 집으로 왔다면 택시비가 과연 얼마 나올까요?” 약 20km다. 제법 무서운 수치다. 손님은 감사하다고 말하고는 문을 닫고 쏙 들어갔다. 상식에 어긋난 부탁은 하는 것이 아니다. 조금 짜증은 났지만 브런치 작가가 된 날이라 위안 삼았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보니 사진도 많고 글자 크기나 색감 등 편집 실력이 상당하다. 그렇지만 나는 브런치를 편안하게 이용하고 싶다. 손바닥만 한 회가 담긴 봉지 사진을 첨부하겠지만 원고를 만든다는 개념이 아니라 편안하게 심지어 수정 없이 쓰고 싶다. 구독자가 없더라도 작가로 채택을 해주셨기 때문에 쓰고 볼 일이 맞다. 어제 담배 불똥을 맞고 미끄러질 뻔했으므로 오토바이 타이어를 교환했다. 앞 뒤 타이어 마모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유지비보다 배달 오토바이의 유지비가 더 많이 든다. 하루 기름 값만 만 오천 원이다. 나는 오토바이 정비는 확실하게 하는 편이다. 오일은 오토바이 엔진의 수명을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는 내 생명으로 직결된다. 자동차보다 수명이 짧기 때문에 6만 km를 넘어가면 많이 탔다고 볼 수 있다. 내 오토바이는 3만 km 정도 남았다. 그때까지라도 무사하기를 소망한다.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즉석카메라가 온다. 활용을 잘해볼 생각이다. 어머니 사진을 많이 찍어보고 싶다. 매일 같이 일하면 늙어가는 모습을 알아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매일 늙어가는 게 느껴질 정도다 주름이 날로 늘어나고 염색을 해도 새어 나는 흰머리들만 봐도 그렇다. 오토바이를 오래 타다 보면 허리 신경 때문에 가끔 폭삭 주저 않는 내 모습을 어머니께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온갖 파스를 다 꺼내서 내 등과 다리에 붙이신다. ‘모성애’라는 것은 지구 상에서 가장 위대한 거다. 가능한 어머니 앞에서 만큼은 엄살 피우지 않는 아들이 되어야 한다. “어머니, 제가 잔소리는 많아도 그만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