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고 싶다면 해내고 싶다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한두 번 외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머릿속에 가득 차고 넘칠 때까지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일을 하다가도 정말 힘든 순간이나 처음 겪는 흰 도화지 같은 순간들을 대면한다면 꼭 한 번 이 방법을 사용해보라.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배달 앱 영업시간이 땡 하고 열리자마자 몇 분 상간에 주문이 10건이 넘어가버렸다. 동서남북으로 골고루 들어왔는데 처음 두 곳 말고는 거의 다 1분에서 2분 남기고 음식을 전해줄 수 있었다. 이후로도 계속 주문이 들어왔으므로 이런 날은 정신을 차려보면 3시간이 흘러있다. 전혀 자각조차 못하고 흘러있는 거다. 내가 아무리 베테랑 배달원이라고 해도 이렇게 쓰나미처럼 밀려 들어오게 되면 매번 머릿속이 흰 도화지가 될 수밖에 없지만 3시간 내내 ‘할 수 있다.’라는 말만 쉬지 않고 외웠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놓치기라도 하면 할 수 있다며 고층이라도 계단을 두 칸씩 밟고 올라간다. 막바지쯤 지치면 계단 손잡이를 잡고 내 몸을 당겨가며 뛰어 올라간다. 특급 인력인 어머니도 숨을 쉬는지 모르겠다며 “크헉 크헉” 억지로 소리를 내신다. 매장에 손님이 없을 때 내가 음식을 들고 문을 나서면 미세하게 들려오는 것을 몇 번 느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렇지만 단언컨대 ‘안 바쁜 것보다 바쁜 것이 낫다.’ 이 말은 어머니가 해주시는 말이다. 한 숨 돌릴 시간이 주어지면 우리 가게의 음식을 주문한 손님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장사가 안 되는 날도 있지만 되는 날은 비장한 각오로 하루를 보내는 이유다. 내일은 넷째 주 일요일인데 2주 동안 기다리던 휴무일이다. 내가 정해 놓고도 2주에 한 번 쉬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3주에 한 번 쉴 때도 있으니까 말이다. 저번 휴무일에 가지 못해서 누나에게 가기로 어머니와 약속했다. 임신한 배가 트지 않도록 튼살 크림과 용돈을 주고 와야겠다. 어제 어머니가 감자탕을 한 솥 끓이셨는데 알고 봤더니 나 주려고 끓인 게 아니라 누나 주려고 끓인 거였다. 오늘도 가랑비가 조금씩 내렸다. 숲 속 촉촉한 공기가 있는 곳을 지날 때면 저속으로 달리며 킁킁 맡는다. 나는 그런 공기를 너무 좋아한다. 마지막 배달을 지나는 길에 오토바이를 세워 두고 잠시 쉬었다. 하루가 물레방아처럼 거의 똑같이 흘러가는 나에게는 인기척 없는 곳에 가로등 불빛은 최고의 선물이다. 보류해두었던 글감이나 생각들을 다시 꺼내어 정리해보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풍경을 찍고 인스타그램을 열어 ‘좋아요’도 눌러보고는 한다. 행복이라는 것은 내 앞에 있는 게 아니라 항상 나의 뒤에 바짝 붙어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