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2월 16일 02:27 - 36화 -
어머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지쳐있다고 느껴져서 목, 금, 토 설날 연휴 중 3일을 쉬었다. 2주 내지는 3주에 한 번 쉬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쉬고 났더니 오히려 무언가 더 지친 것 같다. 어머니께서는 종일 몽롱하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마찬가지로 몽롱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휴식 및 여가 시간은 하루 중 3시간 정도가 적당하고 휴무일은 보름에 하루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더 길어지면 고독하거나 외로워진다. 아마도 생각이 많아서 그럴 거다. 예전에는 이러한 연휴가 항상 짧아서 아쉽다고 느낀 적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혼자 노는 게 지겨워서 그런지 그냥 일 하는 게 마음 편하다. 그래도 혼자 놀 때는 낚시를 가는 편이다. 그래 봤자 일 년에 두어 번이지만 살생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고기가 잡히지 않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색하거나 고뇌한다. 그 시간 중에 문득 들었던 생각이 ‘배달원의 유서’가 책이 된다면 굉장히 재미없는 책이 될 텐데 재미가 있으려면 입에 담을 말은 아니지만 내가 죽어야 재밌어지게 되므로 나중에 보고 책으로 만들지 않거나 수정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황학대에 가면 고산 윤선도의 동상이 있다. 1618년 고산 윤선도가 이배 되어 6년간 유배 생활을 하며 많은 글을 썼다고 한다. 어떠한 문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따라 놓은 막걸리와 두부 한모가 있었으므로 나도 따라 동상 앞에서 잠깐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 종일 누워서 잠을 자기도 하며 3일을 쉬고 일요일에는 가게로 돌아왔다. 그러나 배달 장사는 할 수 없었다. 오토바이 앞 타이어가 펑크 났기 때문이다. 일요일이라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끌고 영차영차 가게 근처 오토바이 센터에 옮겨 놓고 다음 날인 오늘 아침에 찾아왔다. 그리고는 동네에서 조용한 헬스 사우나에 등록했다. 아침에는 거의 사람이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몸에 근육이 제법 많고 튼튼했었는데 운동을 너무 오래 쉬었더니 관리 못한 아저씨가 되는 것 같아서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 운동을 하기로 했다. 몸을 푸는 과정 중에 스트레칭을 하는데 근육이 너무 굳어 있어서 충격을 먹었다. 예전 컨디션을 찾아오려면 제법 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운동이야기는 다음번에 또 다루어 보기로 하고 희소식이 생겼다. 식당 운영 제한 시간이 풀렸다는 거다. 제한이 걸리기 전만큼 손님이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그렇지만 영업시간에 제한이 생기더라도 코로나 19 감염자를 줄이는 게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다시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마음의 준비는 해둔 상태다. 마스크를 하루 종일 착용하고 있다 보니 얼굴에 트러블이 너무 많이 생겼다. 또 로션을 마스크가 흡수해버리니 피부가 엉망이다. 나는 코로나 19 이전에 마스크를 코와 입을 가리는 용도보다는 낮잠 잘 때 필요한 수면 안대로 이용했었는데 그런 날이 아주 늦게라도 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제는 마스크를 벗으면 무언가 속옷 하나를 더 벗은 느낌이 든다. 1년 정도를 끼고 살았으니 당연할 법도 하다. 팬티와 마스크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나 마스크를 선택하지 않겠는가?